미국이 중국 태양광 업체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화솔라원이 고민에 빠졌다.
7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라원은 미국이 중국 태양광 업체에 부과하는 반덤핑 관세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한화솔라원이 중국에서 태양전지·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가 오는 10월 반덤핑 관세 최종판정을 내리면 한화솔라원도 다른 중국 업체와 마찬가지로 31~250%의 관세율을 적용받아 미국 수출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 업체들이 부당한 가격에 태양광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는 이유로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예비판정을 내렸다.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자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29%에 불과한 반면 중국은 47%를 장악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0년 중국 태양광 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고 사명을 한화솔라원으로 바꿨다. 한화솔라원은 한화그룹이 대주주로서 4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기업`이지만 1.5GW 생산규모 태양광 모듈 제조공장은 상하이 인근 치둥 산업지구에 위치해 있다. 새로운 모듈 제조공장 건설도 중국 난퉁경제기술개발지구에서 추진 중이다.
한화는 미국 수출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주로 유럽·일본을 대상으로 수출하고 있는 만큼 반덤핑 관세 최종판정이 내려지더라도 매출 등에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태양광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대응책을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주철범 한화케미칼 부장은 “미국으로의 수출 물량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당장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미국 태양광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만큼 다른 나라의 태양전지를 사서 모듈을 만들어 반덤핑 관세를 적용받지 않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주 부장은 “이 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자체수요가 자국 태양광업체 전체의 생산량을 소화할 수 없어 결국 수출을 해야 하는데 올해 7GW 규모로 커지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면 결국 타격을 받는 것은 미국 업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상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한화솔라원이 미국 수출 비중을 지난해 4분기 30% 수준에서 올해 1분기 5%로 낮추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반덤핑 관세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한국과 대만을 통한 우회수출 전략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