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02>`비웃음`을 극복해야 `비상(飛上)`할 수 있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낸다. 상식적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너무 몰상식하다는 판단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너무 비정상적이라는 평가다. 합리적인 사람들이 곰곰이 생각해보니 너무 비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몰상식, 비정상, 비합리적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은 우선 `헛웃음`, 즉 실소(失笑)를 터뜨린다.

어떤 아픔이나 사연이 있기에 그런 아이디어를 냈을지 진심으로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지 않고 바로 자기 생각이나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무시해버리면 아이디어가 사장될 뿐 아니라 활발하게 공론화될 기회를 봉쇄해버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을 이용하는 직장인을 위해 특별한 수면용 헬멧을 개발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탈 때 쓰는 헬멧을 쓰고 지하철 유리창에 머리를 대면 헬멧 뒷부분에 부착된 도구가 유리창에 착 달라붙는 식이다. 이 도구는 변기나 하수구가 막혔을 때 뚫는 도구다.

이런 도구 아이디어를 내면 아마 사람들 대부분이 비난하거나 야유를 보낼 것이다. 심하게는 “머리는 감는 데만 쓰냐, 쓰지도 않을 무거운 머리는 왜 갖고 다녀, 피곤하지도 않아? 내일부터 집에다 놓고 다녀”라는 식으로 심한 상처를 준다. 덩달아 다른 사람도 `쓴웃음`으로 맞장구치면서 몹시 안됐다는 듯한 표정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가세해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을 비웃으면서 고개도 들지 못할 정도로 왕따를 시키는 일이 발생한다.

수면용 헬멧의 초기 아이디어가 형편없다고 무시해버리면 아이디어는 거기서 죽는다. 초기에 제안한 수면용 헬멧을 많은 사람이 무시한 것은 현실성이 없거나 아니면 플라스틱으로 돼 있어서 휴대하기 불편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추가 아이디어를 내서 사람들이 초기 헬멧에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초기 아이디어가 실패작이라고 거기서 멈추면 그 아이디어도 거기까지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면 비웃음으로 일관하지 말고 건설적인 비판을 시도해보자. 비웃음은 상처를 주지만 비판은 비상한 관심을 끄는 아이디어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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