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개발한 개방형 OS…TV등에도 적용
삼성전자가 연말 개방형 운용체계(OS)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처음 출시한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양강 구도로 굳어진 모바일OS 시장에서 제3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타이젠 기반 상용 스마트폰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사용자가 실제 타이젠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젠은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리눅스재단과 함께 공개소스 기반으로 개발하는 OS다. 지난 1월 타이젠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위한 초기판 소스코드와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가 공개됐다. 지난달 초 미국에서 열린 `타이젠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타이젠 스마트폰 시제품이 첫선을 보이는 등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말 타이젠 스마트폰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어 스마트TV·스마트패드·차량용 단말기 등 다양한 분야에 타이젠을 접목시킬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이젠 개발 목적은 스마트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단말기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카메라에도 OS가 필요한 시대에 타이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앞서 자체 개발해 상용화한 `바다` OS와 상호 보완재로서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타이젠은 차세대 인터넷표준인 `HTML5`를 지원하는 웹 OS를 표방해 기존 네이티브 앱 방식 모바일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를 바다가 보완한다. 연초 삼성전자가 미국 CES에서 밝힌 대로 두 OS 간 호환성을 지원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업이 완료되면 바다와 타이젠용 앱을 함께 개발·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태계 확장에 유리하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비롯한 타이젠 단말기를 출시하면 안드로이드, iOS 등 기존 모바일 플랫폼과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기존 양강 구도에 대응하기 위해 타이젠 프로젝트를 인텔, 화웨이, NTT 도코모, 스프린트, 보다폰 등 다양한 기업과 함께했다. 삼성전자 독자 개발 형태로 추진된 바다폰과는 기본적으로 파급효과와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영소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구글-애플 양강 구도는 결국 깨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가 새로운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어떤 전략을 내놓는지에 따라 타이젠 성공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