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석탄화력 수익조정 큰 산은 넘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수익조정을 놓고 벌인 한국전력과 민간발전사 간의 논쟁에서 한국전력이 판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민간기업이 석탄화력발전소를 통해 생산한 전력은 도매시장에서 일정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으로 판매 될 예정이다.

전력거래소는 28일 전력시장운영규칙개정위원회를 통해 민간발전회사들의 석탄화력발전소 수익조정 방법으로 전력구매 보정계수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민간발전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없으며 향후 건설될 신규 발전소에 계수가 적용될 예정이다. 수익조정안은 최근 전력사용량 증가에 따라 도매부문 전력구입 가격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발전단가가 저렴한 석탄화력의 과도한 이익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미 민간기업을 제외한 한국전력 계열 발전자회사들은 석탄화력에 대해 15.60%의 보정계수를 적용받고 있다.

보정계수 적용 수치는 다음 달 중순경 가닥이 잡힐 예정이다. 민간기업 보정계수 적정치를 위한 연구를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결과가 다음 달에 나오면 이를 토대로 비용평가위원회를 열어 계수 적용 수치와 세부운영 규정을 만들 계획이다. 보정계수 적용 방법은 발전자회사들이 석탄·LNG 등 원료원별로 적용받고 있는 것과 달리 민간기업들은 수익구조가 다른 만큼 회사별로 차등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석탄화력 보정계수 논란이 일단락되면서 6차전력수급계획 일정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우선 5차수급계획이 발전설비였음에도 그동안 보정계수 논란으로 승인을 받지 못했던 STX에너지와 동부발전의 석탄화력발전소의 전기위원회 승인 가능성도 높아졌다.

전력거래소는 보정계수 문제가 결론이 난만큼 다음 달부터 발전소 건설의향서 접수를 시작해 본격적인 6차전력수급계획 일정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민간석탄화력 보정계수 적용은 전력사용량 증가에 따른 공급능력 확대, 원가이하의 전기요금, 민간사업자의 석탄화력 진출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다. 현행 전기요금의 판매가격이 구매가보다 낮다보니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안한 일종의 제도상 꼼수다.

도매부문 전력시장 가격은 발전원가가 가장 높은 발전소로 결정된다. 이를 계통한계가격이라고 한다. 때문에 원자력과 석탄화력의 경우 발전원가가 낮아도 그날의 계통한계가격이 높으면 높은 가격에 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 민간기업의 석탄화력 진출이 늘고 있는 것도 저렴하게 생산해 비싸게 팔수 있는 가격구조 때문이다.

문제는 도매부문의 계통한계가격이 실제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소매가격에는 반영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발전원료에 따른 도매가격 변동을 소매가격에 적용하면 해결될 문제지만 정부는 물가상승을 우려해 이를 막고 있다.

민간석탄화력 보정계수 적용으로 한전은 두 개의 이득을 챙길 수 있게 됐다. 전력생산 비용을 크게 줄인 발전소 증가로 전체 도매가격이 줄고, 이를 계통한계가격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도매가격과 소매가격과의 격차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전력업계와 민간발전사들은 이번 보정계수 적용으로 민간기업의 석탄화력 진출이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앞서 일부 민간기업들은 보정계수 적용여부에 따라 석탄화력 사업 계획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간기업들의 석탄화력 진출이 늦어지면 국가 전력공급력 확대와 도매가격 안정화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완경 민간발전협회장은 “민간석탄화력 보정계수 적용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몇 몇 민간기업들은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사업 취소와 같은 불상사가 없도록 합리적인 수준의 보정계수 수치가 결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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