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나노시티 화성캠퍼스의 반도체 17라인을 `시스템 반도체 전용`으로 구축한다. 다음 달 기공식을 개최하고 공장 건설 및 장비 반입 등을 거쳐 2014년 1분기부터 가동한다. 4조원 이상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다.
시스템 반도체 사업 호조와 그에 따른 생산물량(CAPA)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투자 결정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자체 시스템 반도체 생산 및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 확대를 위한 포석이다. 이를 위해 당초 메모리 팹으로 예상됐던 17라인 용도를 시스템 반도체로 전격 결정했다. 시스템 반도체를 메모리(D램·낸드플래시)에 이은 삼성 반도체 사업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하순께 화성캠퍼스에서 반도체 17라인 기공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부회장(대표이사), 권오현 부회장(DS부문장) 등 핵심 인사가 모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17라인에 300㎜ 웨이퍼 기준 월 8만장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17라인은 세 번째 시스템 반도체 라인이라는 의미로 `S3`로 명명됐다. 17라인을 완공하면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생산 능력은 월 40만장을 넘어선다. 특히 32·28나노급 이하 미세 공정을 적용, 세계 최고 수준의 시스템 반도체 라인이 된다.
시스템 반도체 신규 팹 증설은 최근 결정됐다. 올 초만 해도 관련 업계는 17라인을 메모리 전용 라인으로 예상했다. 기흥캠퍼스(S1)와 미국 오스틴(S2)을 모두 시스템 반도체 라인으로 전환, 양대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D램 수요 부진과 낸드플래시 가격 폭락 등 메모리 사업 부진이 장기화하자 시스템 반도체가 대안으로 부상했다. 자체 AP는 물론이고 외부 파운드리 물량이 대거 몰리자 증설 필요성이 커졌다.
실제로 우남성 사장(시스템LSI사업부장)은 최근 “시스템 반도체 라인은 100% 가동한다. 증설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우 사장이 언급한 증설은 기존 메모리 라인 전환과 신규 팹(17라인) 건설까지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32·28나노급 미세공정 도입에서 TSMC보다 앞섰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라며 “전격적인 투자 및 생산 라인 증설 결정으로 시스템 반도체 및 파운드리 사업이 확실한 `캐시카우`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7라인 건설 및 용도와 관련해 아직 결정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