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연료를 압축천연가스(CNG)로 개조한 자동차의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불법으로 용기 크기를 키워 자칫 충돌 사고가 일어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2일 CNG 차량 개조업체 등에 따르면 CNG 차량 사용자들이 일부 개조업체와 짜고 구조 변경 검사를 통과한 후 불법으로 CNG 저장용기를 대용량으로 교체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의 허가를 받은 후 4년간은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는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CNG로 개조할 때 일반적으로 90리터의 저장용기를 사용한다. 안전을 우려해 차량 내벽과 일정 거리를 두도록 하기 때문에 용기 크기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90리터 용기는 실제 운행거리가 100㎞ 정도에 불과해 용량이 큰 120리터로 불법 교체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대용량 용기를 트렁크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차량 내벽을 깎아야 하기 때문에 뒤쪽이나 측면에서 차량이 충돌하면 자칫 폭발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CNG는 200배 압력으로 천연가스를 압축한 것으로 폭발 위험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에서는 오는 25일부터 CNG 차량 구조변경이 끝나는 시점부터 4년에 한번 내압용기를 재검사하도록 했지만 4년간의 관리 공백은 그대로다. 또 공단은 이달부터 폐차량에서 CNG 용기를 빼내 재사용하도록 해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단이 국토해양부 고시를 통해 이달부터 차량 폐기와는 상관없이 CNG 승용차의 저장용기는 15년까지, 택시용은 8년까지 재사용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은 사용 연한대로 쓰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용기 제조사가 정확한 검사를 마친 후 재사용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중고 제품과는 다르다”며 “제조사에서 책임을 져야 하니까 중고품이 실제로 많이 돌아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