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부터 백화점과 호텔 등 대형 건물은 냉방온도를 26도로 높여야 한다. 또 출입문을 개방한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 다중 이용시설에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공기관은 냉방온도를 28도로 유지하고 전력소비를 전년 대비 5% 절감해야 한다.
정부는 16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 하계 전력 수급 및 에너지 절약 대책`을 마련,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이른 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점을 감안해 예년보다 한 달 앞당긴 6월 1일 시행하며 9월 21일까지 지속한다.
정부는 5월부터 초여름 날씨가 계속돼 냉방용 전력수요가 급증, 이미 5월 초에 예비전력이 422만㎾까지 떨어졌고 여름철이 되면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필요한 400만㎾의 예비전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하절기 전력수급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주체가 동참하는 전력수급 대책을 시행한다. 우선 전력 피크 수요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산업계는 자발적인 휴가기간 분산, 조업시간 조정, 자가 발전기 가동 등의 절전 대책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8월 초에 집중된 휴가를 8월 중순 이후로 분산해 예비전력이 부족한 8월 말 전력수급 안정을 도모하고 피크시간을 피해 조업시간을 조정하는 조업분산도 독려할 예정이다.
백화점과 호텔 등 대형 건물의 냉방온도 제한과 냉방기 순차 운휴도 시행된다. 대형 건물의 냉방온도를 26도로 제한하고 피크시간대(14~17시) 권역별로 냉방기를 순차적으로 끄게 한다.
유통업체, 프랜차이즈, 소매업종, 금융기관 등 다중 이용시설은 `자율절전협약`으로 절전 동참을 유도하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출입문 개방 냉방기 가동시설에는 과태료 부과를 검토한다.
또 공공기관 1만9000군데에는 전년 대비 5%에 해당하는 전기소비 절약을 추진한다. 냉방온도는 28도로 제한하고 피크시간(14~17시)에는 지역을 두 그룹으로 나눠 그룹별로 냉방기를 30분씩 순차 중단한다.
김치냉장고, 에어컨, 상업용 냉장고, 냉장 진열대 등 냉방 관련 기기의 효율기준도 현재 30~60%인 1등급 비율을 1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김황식 총리는 담화문에서 “우리나라 전력공급 체계는 단일망으로 되어 있어 일단 전력이 부족하게 되면 전 국토에 `블랙아웃`, 즉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피해규모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올여름 전력부족 사태에 대비해 국민들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