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에 큰 차이로 뒤처져 만년 2등이었던 펩시콜라는 1975년부터 `펩시 챌린지`라는 행사를 열었다. 제조사 브랜드를 가리고 두 콜라의 맛을 비교하는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였다. 테스트에 참가한 사람 대부분이 펩시콜라의 맛을 선택했다. 펩시는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1980년대 코카콜라와 시장 점유율 격차를 10%로 좁히고 2004년에는 코카콜라를 제쳤다.


2세대(G) 통신서비스 종료에 부침을 겪으며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 경쟁에서 뒤처진 KT도 펩시콜라와 같은 전략을 택했다. 지난 3월부터 이달 25일까지 140여개 KT 대리점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사람이 붐비는 이른바 `핫 스팟`에서 진행하는 `워프(WARP) 챌린지`는 LTE 속도를 비교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다. 이통사 브랜드를 가린 같은 기종 스마트폰 3대를 나란히 배치해 속도를 비교하도록 했다.
KT가 15일 밝힌 워프 챌린지 5주차 집계 결과에 따르면 누적 79.14%의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한다. 평균 측정 속도 38.97Mbps로 SK텔레콤(23.67Mbps)과 LG유플러스(21.05Mbps)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 `워프`라고 이름붙인 CCC 가상화 기술이 빠른 속도를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체험 건수 2만6000건을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12일에는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다섯 번째 핫 스팟 이벤트를 대규모로 열기도 했다.
워프 챌린지를 기획한 채정호 KT 개인고객부문 마케팅담당 상무는 “테스트에 참여한 소비자가 가장 빠른 속도를 내는 스마트폰이 후발주자인 KT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집어보면 올레마크가 찍혀있을 때 느끼게 되는 `인식의 반전`을 노렸다”며 “우리나라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속도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입자 증가세에 워프 챌린지가 적잖은 효과를 줬다는 내부 평가다. 지난 4월 22일 출시 3개월여 만에 50만명을 돌파한 KT LTE 가입자 수는 이날 현재 약 74만명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KT는 “5월 초부터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의 일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 상무는 “속도라는 서비스 본질에 대한 노출경쟁은 경쟁사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자극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기지국 간 간섭을 줄인 워프 기술이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2세대 LTE 스마트폰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여름부터 보다 강력하게 경쟁사 대비 속도 우위를 자랑하는 `워프 챌린지 시즌2`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직접 속도 비교를 당한 경쟁사는 KT 조사 결과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관계자들은 “인위적으로 자사 망 속도를 충분히 높일 수 있는 객관적이지 않은 실험”이라며 “또 가입자 수가 다른 회사보다 적은 것도 속도를 높게 나타나게 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KT LTE 가입자 수 추이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