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용 전력반도체 시장확대 갈길 멀다

세계적으로 산업용 전력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산 전력 반도체는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다. 근래 수년간 양산에 성공한 대기업이 없는데다 중소 팹리스 기업들은 산업용 전력 반도체 시장에 엄두를 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뢰성 수준이 높은 산업용 전력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전문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 투자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유일의 산업용 전력 반도체 양산 업체인 LS파워세미텍(대표 윤흥구)은 올해 생산 능력이 월 10만개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이는 작년과 같은 규모로 당초 월 40만개로 늘린다는 증설 계획은 취소됐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부터 월 10만개 생산량을 돌파하면서 설비 투자 확대에 나서기로 했지만 일시적인 수요 감소로 잠정 중단했다”면서 “다만 생산 라인 증설은 결정된 바 없으나 하반기부터는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LS는 국내 대기업 중 처음 전력 반도체 시장에 진입해 양산에 나섰다. 지난 2010년 2월 LS파워세미텍의 설립은 국내 기업이 전력 반도체 세계 1위인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의 기술과 공정 노하우를 배우는 동시에 전력 반도체 첫 국산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러나 2년여가 지난 현재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합작법인인 탓에 인피니언의 주력 품목을 생산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LS파워세미텍이 여전히 가전용 지능형 전력 반도체 모듈 생산에 치중하면서 연 매출 100억원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수년간 전력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 대기업도 아직 없다. 중소 팹리스 기업 일부가 전력관리 칩 상용화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산업용은 아니다. 산업용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업계가 뒤늦게 대응한 결과다.

최근 삼성전자가 전력 반도체 시장을 넘보고 있지만 국내에는 전문 인력이 취약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전력 시장의 신뢰성 요구 수준이 높아 오랜 경험을 갖춘 기술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것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국내 전력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려면 제품을 자체 설계·생산할 인력이 필요한데 전력 반도체는 특히 오랜 경험이 중요하다”면서 “향후 전문 인력 수급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전력용 반도체 시장은 올해 260억달러, 내년 280억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세계 전력 반도체 시장의 대부분은 인피니언과 미Tm비시, 페어차일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해외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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