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기업, "녹색 옷을 입어라"

MS, 탄소중립 선언 등 IT기업 잇따라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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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선언했다고 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MS는 2013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7월 1일부터 모든 데이터센터와 소프트웨어 개발실, 사무 빌딩이 탄소중립을 실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내 탄소배출권(CER) 거래소`를 100개국에 만들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활용이 많은 지사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MS는 이 활동으로 이번 회계연도에 150만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MS의 이번 조치는 환경 측면에서 클라우드에 대한 비난이 커지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그린피스는 지난달 말 펴낸 `당신의 클라우드는 얼마나 깨끗한가요?(How Clean is Your Cloud?)`라는 보고서에서 “많은 IT기업이 전력 공급을 위해 가장 지저분한(dirty) 연료, 즉 석탄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지만 전력원은 전혀 깨끗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2007년 한해동안 클라우드 컴퓨팅에 투입된 전력소비량은 6230억㎾h에 달했다. 같은 해 각 국의 전력소비량과 비교한다면 미국과 중국·러시아·일본에 이어 세계 5위 규모다. 모바일 데이터 등의 폭증세를 감안한다면 2020년에는 이 수치가 1조9730억㎾h로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클라우드용 전력원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그린피스가 글로벌 IT기업 13개 데이터센터 실태를 조사해 `클린에너지 인덱스`로 수치화한 결과, 평균 24.5점에 머물렀다. 그만큼 화석연료나 원자력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이 같은 지적이 일자 IT기업도 서둘러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이번 조사에서 15.3점이라는 낙제점을 받고 자존심을 구겼다. 표면적으로는 “그린피스 조사가 과장됐다”고 해명했으나, 여론을 의식한 듯 후속 조치를 내놓았다. 애플은 지난 2월 노스캐롤라이나 메이든 데이터센터에 20㎿급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바이오연료 활용 계획을 밝히는 등 환경단체 비판을 수용했다. 야후와 페이스북은 각각 뉴욕주 락포트 지역과 스웨덴 룰레아 지역에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에 수력발전을 활용하고 있다. 두 기업은 덕분에 클린에너지 인덱스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구글은 집광형 태양열 발전소 건설에 1억68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신재생에너지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SDS, LG CNS, SK C&C 등이 데이터센터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거나 적극 검토 중이다. 그러나 올해 4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환경 문제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국내 클라우드 업계도 언제든지 `환경 파괴 주범`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용어설명

◎…클린에너지 인덱스: 그린피스가 만든 새로운 에너지 평가지표. 석탄과 원자력 등이 전체 소비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 신재생에너지 이용률 등을 반영했다. 1위를 차지한 야후는 석탄 및 원자력 사용률이 낮고(34.9%) 신재생에너지 선호도가 높지만(B), 7위에 그친 애플은 석탄 및 원자력 사용률이 높고(82.9%) 신재생에너지 선호도는 낮은(D) 것을 알 수 있다.

◎…탄소중립: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에 맞먹는 환경보호 활동을 펼쳐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탄소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나무를 심는 활동을 하기도 한다.

2012 그린피스 클라우드 기업 클린에너지 인덱스

자료: 그린피스(How Clean is Your Cloud?)

클라우드기업, "녹색 옷을 입어라"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