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으로 만든 스마트폰 케이스는 아직까지 중장년층 수요가 많다. 험하게 써도 티가 덜 날 뿐 아니라 고급스러운 느낌도 주기 때문. 반면 색상은 검은색이나 갈색 위주인 탓에 개성 있는 제품을 찾는 젊은 층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과감하게 형광색을 쓴 제품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에는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컬러풀한 가죽 케이스를 쓰는 젊은 여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모바일 전문 매장에서도 인기 아이템으로 이름을 올렸다. `가죽은 갈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겟엠(www.getm.co.kr) 한규웅 대표가 만든 성과다.

◇ 조금만 늦었더라도 성공 어려웠을 것= 2009년 9월부터 노트북 파우치를 생산하던 겟엠이 가죽 케이스를 새로운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사업에 뛰어든 건 지난 2011년. 첫 제품으로 아이패드2용 가죽 케이스를 택한 한 대표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스마트폰 케이스는 타이밍 싸움이죠. 아마 2∼3개월만 늦었더라면 지금과 달리 많이 어려웠을 겁니다."
지난 2011년 4월 아이패드2 국내 정식 출시 5∼6일을 앞두고 가죽 케이스 샘플 제품이 나왔다. 국내 대형 애플 리셀러샵을 돌아다니며 피드백을 받아보니 반응이 좋았다.
문제는 다름 아닌 가격 책정이었다. 처음 내놓는 제품이다 보니 얼마를 매겨야 할지 난감했던 것. "당시만 해도 아이패드용 케이스는 가격이 비쌌어요. 국내 제품은 그나마 가격은 낮았지만 다이어리처럼 생긴 두꺼운 제품 가격은 보통 10만원이 넘었죠."

고심 끝에 한 대표가 결정한 가격은 6만 9,000원이다. "애플 제품은 마진이 박하죠. 맥북에어나 아이패드 한 대를 팔아도 카드 수수료 떼고 뭐 떼고 하면 얼마 안 남습니다. 게다가 유통 구조도 복잡해요. 이러다 보니 결국 액세서리에서 수익을 남길 수밖에 없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통업체는 가격을 더 높이라고 조언했지만 한 대표는 소비자에게 적절한 판매 가격을 제시하고 싶었다. 가격 책정은 시장에서도 그대로 맞아 떨어져 한 달에 3,000∼4,000개 가량을 꾸준히 팔게 됐다.
◇ `청결 유지`로 불량품 낮춰= 겟엠이 만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케이스는 가죽이지만 화려한 형광색을 낸다. 지금은 경쟁사도 비슷한 제품을 만들지만 1년 전만 해도 이런 케이스는 드물었다. "가죽 제품은 손으로 만들다 보니 본드가 묻어 불량률이 높은 편입니다. 다른 색상을 쓰면 본드나 이물질이 쉽게 묻어요. 그래서 당시까지만 해도 가죽 케이스는 대부분 검은색이나 갈색 위주였죠."
하지만 캐릭터 상품이나 에나멜을 선호하는 젊은 층을 공략하려면 다양한 색상이 필요했다. 형광색을 넣고 안감에도 밝은 색 원단을 쓰다 보니 초기에는 불량률이 10%나 됐다. "작업대 주위가 지저분하면 바로 불량이 납니다. 게다가 원색을 쓰다 보니 잉크가 튀기라도 하면 지워지지도 않아요. 어쩔 수 없이 판매를 포기하고 내부 테스트용 샘플로 쓸 수밖에 없죠. 지금은 공정마다 최대한 청결을 유지한 덕에 불량률은 2% 미만입니다."

물론 가장 잘 팔리는 색상은 여전히 검은색이다. 이동통신사 특판이나 사은품으로 납품하다 보니 누구나 쓰기 무난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다음으로는 핑크, 보라색, 오렌지 계열 제품이 잘 나간다. "계절 영향도 많이 받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을 주는 파란색 계열, 겨울에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검은색 이런 식이죠."
◇ `손맛` 탓에 국내 생산 고집= 한 대표가 고집하는 정책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직접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것. "제조업체 역할이 있고 유통업체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직접 제품을 팔지 않았습니다. 가끔 문의가 들어와도 바로 총판으로 연결해 줍니다." 이런 방식으로 유통업체와 신뢰 관계를 구축한 결과 알게 모르게 덕을 많이 본다고. 한 대표는 "우리 물건을 제일 열심히 팔아 주더라"며 웃는다.
다른 하나는 전량 국내 생산이다. 제작 과정에서 수작업이 필요하다 보니 사람 손을 많이 타고 인건비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아직도 국내 생산을 고집한다. "물론 중국에서 만들려고 시도도 해봤어요. 그런데 똑같은 재료,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어도 나중에 보면 다르더라고요." 손맛에서는 한국 사람 따라올 수 없다는 게 한 대표의 지론이다. 더구나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메이드인 코리아 프리미엄도 얻게 됐다.
물론 이런 정책을 고집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있다. 뉴아이패드만 해도 국내 출시일이 예상보다 10일 이상 당겨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도 했단다. "작업 공간은 2배, 인원은 3배로 늘리고 있지만 생산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해외에서 왜 안 보내냐고 문의가 계속 들어와요."
◇ 스마트폰 슬림화? "문제없다"= 올해 한 대표는 매출 절반은 국내, 나머지 절반은 해외에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해외 일부 지역에는 전용 브랜드샵이 있을 정도이고 중국 시장에도 납품하는 물량이 많습니다. 올해는 일본에도 진출할 예정이에요. 보수적으로 잡아도 70∼80억, 운이나 라인업 확충이 따라주면 100억 정도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봅니다."

요즘 스마트폰은 화면이 커진 대신 두께는 얇아지는 추세다. 이런 추세 탓에 두꺼워 보이는 가죽 케이스 선호도가 낮아지지는 않을까. 하지만 한 대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그날그날 기분이나 상황, 복장에 따라 스마트폰 케이스도 거기에 맞춰 연출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정장을 갖춰 입은 사람이 스마트폰에 볼품 없는 케이스를 끼우면 어색하겠죠?"
지금은 삼성 갤럭시 시리즈나 애플 제품용 케이스만 생산중이지만 여력이 허락한다면 케이스 외에 다른 제품도 내놓을 생각이다. "겟엠(GetM)의 M은 모바일입니다. 모바일 관련 기기를 다 모아 보자는 취지에서 붙인 거죠. 향후 로드맵도 구상해놨고요. 모바일 분야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