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초부터 시작된 디지털 카메라의 와이파이 안기 열풍이 드디어 DSLR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옮겨갔다. 화질이 낮은 대신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 맞서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와이파이가 단순 사진 전송 뿐만 아니라 편의 성까지 가져다 주기 시작한 것이다.
DSLR 카메라 `와이파이로 미러리스에 맞서라` = 특히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화질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했던 보급형 DSLR 카메라는 최근 강력한 경쟁자인 미러리스(하이브리드)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다나와리서치(research.danawa.com)가 지난 2012년 1월부터 3월까지 카메라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미러리스 카메라 판매량이 보급형 SLR 판매량의 2배를 넘어서기도 했다.
물론 DSLR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 모두 메모리 카드를 따로 빼서 데스크톱PC나 노트북에 연결해야 하고 별도로 가공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크기나 무게, 편의성과 가격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 에 앞선다. 결국 보급형 DSLR 카메라가 기존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고 있는 것.
급기야 지난 2011년에는 니콘이 `프리미엄 카메라`라는 이름으로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놓으면서 방어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 19일 니콘이미징코리아(www.nikon-image.co.kr)가 출시한 D3200 역시 와이파이 기능을 추가했다. 정확히는 카메라 본체에 와이파이 기능을 담은 것이 아니라 와이파이 어댑터 ‘WU-1a’를 본체 단자에 연결해 쓰는 방식이다. 와이파이 기능을 별도로 분리해 와이파이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 소비자에게도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태블릿으로 카메라 기능을 조작할 수 있고 찍은 사진을 바로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 올릴 수 있다. 카메라 기능 조작은 카메라가 와이파이 신호를 내보내는 방식이라 인터넷 접속이 필요하지 않으며 찍은 사진을 올리려면 와이파이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 필요하다. 와이파이 어댑터 가격은 약 11만 원선으로 예상되며 애플 iOS용 애플리케이션은 오는 가을에 공개될 예정이다.
◇ 미러리스 카메라 `끝까지 밀고 나간다` = 스마트폰에 점점 입지를 빼앗기는 콤팩트 카메라나 가격/성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DSLR에 비해 미러리스 카메라는 아직 여유가 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판매수량은 총 180만 대 안팎이며 올해도 스마트폰에 밀리는 양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Gfk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규모는 2009년 이후 매년 평균 15%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러리스 진영은 여기에 힘입어 와이파이 기능으로 보급형 DSLR 카메라에 대해 우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와이파이 탑재 포문을 처음 연 것은 다름 아닌 삼성전자다.
지난 4월 25일 삼성전자(www.samsung.com/sec)가 출시한 3세대 미러리스 카메라는 NX20·NX210·NX1000 등 총 3가지이며 최상위 모델인 NX20부터 보급형 모델인 NX1000에 이르기까지 전 모델이 와이파이를 기본 탑재했다. 이 중 NX20은 이번에 출시된 3세대 미러리스 카메라중 최상위 모델이며 센서 면적을 따지면 올림푸스·파나소닉이 이용하는 마이크로포서드 규격(17.3mm×13.0mm)보다 넓고 소니 NEX 시리즈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DRIMeⅢ DSP를 달아 처리 속도를 높였다.
삼성전자가 미러리스 카메라에 와이파이 기능을 담은 것은 이번이 최초지만 기능 자체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와이파이 모드를 활성화한 다음 스마트폰과 연동하면 사진을 복사하거나 원격 리모컨 기능을 쓸 수 있고 유무선 공유기에 연결하면 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바로 사진을 올릴 수 있다. 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이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모두 등록되어 있다.
◇ 연결성/배터리 이용시간이 문제? = 이처럼 디지털 카메라에 와이파이 기능이 앞다투어 담기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바로 연결성과 배터리 이용 시간이 문제다. 먼저 연결성 문제부터 살펴보면 카메라 자체를 조작하는 기능은 카메라 본체에서 와이파이 신호를 출력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나 소셜 네트워크에 사진을 올리려면 인터넷 접속이 필요하다.
결국 이를 위해서는 공용 와이파이 핫스팟이나 모바일 라우터, 혹은 스마트폰의 테더링 기능이 필요하다. 물론 실내 촬영이라면 유무선 공유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카메라를 들고 나가는 일이 많다면 가장 쉬운 접속 수단인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된다. 스마트폰에 맞서기 위한 와이파이 기능이 연결성 때문에 다시 스마트폰에 기대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배터리 이용시간이다. 물론 사진 복사나 업로드, 기능 조작에 항상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와이파이가 작동하면 그만큼 배터리 이용시간도 짧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된 3세대 미러리스 카메라의 와이파이 이용시 전력 소모량 변화에 대해 "약 20% 가량 줄어들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진 촬영량이 많은 이용자라면 자연히 불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