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블랙리스트 시행…갤럭시노트 들고 이통사 찾아가봤더니

“블랙리스트용으로 새로 나온 요금제는 없습니다. 요금제 할인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MMS)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2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SK텔레콤 지점 직원이 친절하게 단말자급제(블랙리스트)에 대해 설명했다. 제도 시행 이틀 만에 공단말기 `갤럭시 노트`를 들고 대리점을 찾은 기자는 다소 실망했다. 제도가 시행됐지만 통신사 지점에는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직원은 전산 작업이 바뀌었을 뿐 공단말기로 서비스 개통을 문의하는 고객도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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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단말자급제가 시행됐지만 실제 시장엔 큰 변화가 없어 제도 정착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김인순 기자(왼쪽)가 직접 통신사 대리점을 찾아 공단말로 개통을 시도하고 있다.

공단말기로 이동통신사 가입 자체는 쉬웠지만 블랙리스트 전용 단말이 없어 기존 통신사 모델로 가입하는데 제약이 있었다. 특히 LTE폰은 통신사별로 주파수 대역이 달라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돼 `반쪽짜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SKT, 블랙리스트해도 바뀐 건 없네=공단말기가 SK텔레콤용 LTE폰이었기 때문에 SK텔레콤 지점에 먼저 문의했다. 지점 상담원은 “블랙리스트제는 장롱폰이나 중고폰, 공단말기를 좀 더 쉽게 쓸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하며 “별도 요금제는 아직 없으며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실제 소비자가 공단말기를 쓸 수 있는 방법은 블랙리스트 시행 전후 큰 차이가 없다.

기존 고객은 유심(USIM)을 새로운 단말기에 끼우면 바로 통화가 된다. 다만 기존 단말기 유심이 새로 구매한 공단말기에 들어가는 유심과 같은 형태여야 한다. 유심은 일반 유심과 마이크로 유심, LTE 유심 등이 있다. SK텔레콤에서 2년 약정으로 휴대폰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LTE플러스 할인은 받을 수 없지만 언제든지 다른 통신사로 옮길 수 있다.

◇KT, 전용 요금제 나왔지만 MMS 복병=블랙리스트제에 맞춰 유심 요금제를 내놓은 KT 가입을 문의했다. 공단말기가 SK텔레콤용 LTE폰이지만 3G 서비스로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LTE는 주파수 대역이 달라 SK텔레콤용 단말로 KT에 가입할 수 없다.

`올레 심플`은 선불형과 후불형으로 나눠졌다. 상담원은 후불형인 `심플 적립`을 권했다. 유심만으로 일반 후불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몇 개월 잠시 사용하기에 유용하다.

기존 KT고객이라 가입비 부담이 없어 심플적립 요금제에 가입하려다 복병을 만났다.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MMS)가 제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단말기이기 때문이다.

상담원은 “KT와 SK텔레콤 단말기는 MMS 방식이 달라 서비스에 제한이 있다”며 “블랙리스트 시행 이후 출시되는 단말기는 모바일 개방형 표준화 기구(OMA) MMS 규격을 탑재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재판매(MVNO) 가입은 어디서=요금이 저렴하다는 MVNO 가입도 타진했다. MVNO는 대부분 인터넷 홈페이지나 오픈마켓, 전화 상담으로 가입을 받고 있었다. 시중에서 MVNO 가입 신청점을 찾는 건 어려웠다.

SK텔레콤용 LTE폰이지만 헬로모바일 유심스마트플러스 요금제 가입이 가능했다. 기본료 2만원으로 가장 저렴한 유심 스마트플러스20은 음성 150분에 메시지 200건 100MB 데이터를 주며 와이파이는 별도로 2000원을 내야 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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