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이사회가 선종구 대표이사를 해임한 직후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은 책임경영으로 경영 정상화와 시장의 신뢰 회복에 매진하고, 매각작업도 주식거래정지 해제 직후에 즉시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유경선 대표는 단독 대표가 아니라 기존 재무 부문의 대표 역할에 충실할 것이며, 영업 부문은 하이마트 내부의 신망받는 인물로 이사회 이후 10일 내에 경영지배인(영업부문 대표이사 권한대행)을 선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진 비리가 재발되지 않도록 경영진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가 직접 통제함으로써 독립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마트는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내부거래위원회를 활성화하고, 각종 구매 및 납품업체 관련 제도도 선진 글로벌업체 수준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유진그룹은 인수합병(M&A)도 빠른 시간 내 진행한다고 재차 확인했다. 주식거래 정지가 해제된 직후 매각주관사인 시티글로벌마켓증권과 협의해 매각작업을 즉시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하이마트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성과배분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내용도 밝혔다.
우선은 주식거래 재개가 급선무다. 매각을 위해서는 주권거래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주 보호 차원에서도 주권 거래는 조기에 해결할 사안이다. 하이마트는 지난 19일 감사실 설치와 이사회 기능 강화, 기업설명활동(IR) 강화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안을 증권거래소에 제출했다. 신임 경영진이 작성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가 제출하는 등 관련 대응을 강화키로 했다.
실적 회복도 중요하다. 하이마트는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 331억6500만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1.9% 줄었다. 매출액도 6953억6300만원으로 9.4% 떨어졌고 당기순이익은 133억3700만원으로 53.2% 급감했다. 실적 부진은 소비심리 둔화에 따른 가전시장 침체 영향도 있지만 경영권 공백 때문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하이마트는 향후 그동안 경영권 분쟁과 선 회장 등의 비리 등으로 움추린 직원들 독려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내부 결속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이사회가 열린 이날 하이마트 임직원 1000여명은 서울 대치동 본사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선종구·유경선 대표 동반 퇴진과 조기 매각 추진을 주장했다. 2800여명의 직원이 일괄사표도 제출했다. 본격적인 회사 정상화를 위해 직원들을 포용하는 혜안도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