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美 모바일TV 활성화 나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바일TV 수신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미국에도 모바일TV 열풍이 기대된다. 모바일TV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인 단말기 부재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삼성과 LG가 앞장서 시장 활성화에 나선 것은 반대급부를 노린 포석이다. 지지부진하던 미국 모바일TV가 본궤도에 오르면 기술 표준을 가진 삼성과 LG는 단말 판매뿐만 아니라 기술 로열티 등 다양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진출을 노리던 국내 방송장비업체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LG 직접 시장 창출 전략=미국 모바일TV 시장은 유료서비스인 퀄컴의 `플로TV`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주춤했다. 이어 오픈모바일비디오연합(OMVC)이 추진하는 `ATSC-M/H` 방식이 나왔지만 수신 단말기가 거의 없어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OMVC가 추진하는 `ATSC-M/H` 방식은 삼성과 LG가 손잡고 개발한 표준기술이다. 삼성과 LG는 각자 기술로 표준채택을 준비했으나 지난 2008년 연합전선을 구축, 이듬해인 2009년 미국 디지털방송 표준화기구(ATSC)에서 표준으로 채택됐다.
삼성과 LG가 주도해 개발한 기술이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양사는 로열티, 베이스밴드 칩 및 단말기 판매 등으로 막대한 수익이 기대됐다. 그러나 방송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서로 미루면서 모바일TV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방송사는 단말기가 시장에 보급되면 방송을 확대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제조사들은 방송이 확대돼야 단말기를 출시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유통업체들도 미온적이었다. 하지만 서비스가 계속 지연되자 하반기에는 제조사와 방송사 모두 모바일TV 활성화에 나설 전망이다.
◇국산 장비업계도 수혜 기대=삼성과 LG의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외국 업체들도 수신기를 선보인다. 컴퓨터 주변기기 전문업체 벨킨이 7~8월께 아이패드용 수신기를 출시한다. 매킨토시용 액세서리 전문업체 엘가토도 9월께 수신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맞춰 방송사들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 한 관계자는 “삼성, LG, 벨킨, 엘가토는 모두 미국 유통시장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 있는 업체들”이라며 “이들이 하반기에 동시에 움직인다면 모바일TV 시장 확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모바일TV 장비시장을 노리던 국내 중소 방송장비 업체들의 수출도 기대된다. 디티브이인터랙티브, 루먼텍, 엔스퍼트, 크레스텍, 픽스트리 등은 인코더, 테스트장비, USB형 수신기 등을 개발하고 ATSC-M/H 시장 활성화를 기다려왔다.
김준환 디티브이인터랙티브 상무는 “지난해까지 ATSC-M/H 장비에 관심이 거의 없었다”면서 “하지만 올해 NAB에서는 전시하지도 않은 ATSC-M/H 장비를 미국 방송장비 업체들이 먼저 문의해 오는 등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