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총선이 끝난 후 한국전력과 발전회사들이 주요 지역구 당선자들의 성향 파악에 분주하다. 지역구 의원에 따라 각 지역 전력설비와 발전설비 사업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민감한 설비를 갖고 있는 지역에서는 당선자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이번 19대 당선자들에 대한 전력그룹사들의 전반적인 평가는 “18대와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폭풍은 피했다”이다.
서울시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화력발전소(일명: 당인리발전소)는 우선 안도의 한숨이다. 민주통합당 정청래(마포을) 당선자가 서울화력 문화예술복합단지 및 녹색공원화 추진 등을 구상하면서다. 이는 중부발전이 추진 중인 서울화력발전소 지중화 및 공원화 계획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정청래 당선자가 17대 국회의원 당시 서울화력 이전을 주장했던 터라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가로림조력발전소 사업도 나쁘지 않다. 서부발전은 자유선진당 성완종(서산시태안군) 당선자가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사회적 합의와 공정한 절차를 강조한다는 점에 희망을 가지고 있다. 선거에 앞서 해당 지역구 후보자들이 가로림조력 철수를 사업반대 주민들과 서약했지만 당선자는 이에 서약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반면 원전과 송전탑은 오리무중이다. 원전 업계는 새누리당 하태경(해운대기장을) 당선자가 고리원전에 대해 폐쇄와 재가동의 이분법적 접근이 아닌 진상조사를 통한 대안마련이라는 방침을 갖고 있어 반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원전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고 하 당선자가 독도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공격 받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밀양 송전탑 문제는 장기화 조짐이다. 새누리당 조해진(밀양창년) 당선자가 18대부터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당선자는 19대 국회에서 송전선로 사업의 주민 동의와 보상수준을 조정 관련 법률을 제·개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올 겨울 대선이 있는 만큼 당장 현안 이슈들이 논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공약으로 드러나는 지금의 행보 보다는 대선 이후 움직임이 전력·발전 설비에 대한 본성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