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V회생 위해 최종병기 `4K` 내세운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일본 전자업체별 4K 제품·서비스 출시 현황일본 전자업계가 초고화질 `4K` 시장 공략에 고삐를 당겼다.
소니와 도시바 등 주요 전자업체들은 미국 할리우드 시장을 겨냥한 4K 영화 상영시스템에서부터 가정용 4K T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신규 수요 개척에 나섰다. 3D와 OLED TV 시장에서는 한국 업계에 주도권을 내줬으나 불모지인 4K 시장은 선점을 통해 경쟁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K 영화시장 진출은 소니가 앞장섰다. 자회사인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SPE)를 통해 할리우드를 정조준했다. SPE는 내달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4K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지원 시설을 오픈한다. 할리우드 유명 영화사들이 이를 활용해 4K 영화를 만든다면 시장 활성화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다. 디즈니스튜디오가 가장 먼저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보유했다. 지난 1월 4K 영화 촬영용 카메라 `F65`를 출시했다. 4K 영화관 전용 프로젝터도 1만2500대 이상 팔았다.
가정용 4K 시장은 도시바와 소니가 모두 공을 들이고 있다. TV는 도시바가 앞섰다. 도시바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4K 영상 시청이 가능한 55인치 LCD TV `레그 55X3`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55인치 LCD TV에 비해 가격이 3배 이상으로 90만엔(약 1260만원)에 달한다.
소니도 지난해 12월 4K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홈 프로젝터를 내놨다. TV도 개발 중이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을 4K 프로젝터에 연결해 고화질 디지털 사진을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촬영 카메라와 영화관용 프로젝터 개발 기술을 가정용 제품 개발에 응용해 관련 신제품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샤프는 내년 3월께 4K TV를 출시, 가정용 시장 대열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이 시장에서 안착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 부재다. 4K 전용 영화로는 상영중인 `드래곤 문신의 그녀`가 유일하다. 뒤를 이어 `애프터 어스`가 제작중이다. 두 작품은 모두 SPE가 배급한다.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등 나머지 메이저 영화사들은 아직까지 4K 영화 제작에 소극적이다. 제작비가 높은 것이 걸림돌이다. 소니 4K 촬영카메라 `F65` 가격은 렌즈를 제외하고도 700만~800만엔(약 9800만~1억1000만원)을 호가한다. 촬영 후 영상처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 기존 2K 영상에 화소수나 데이터가 4배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영상 처리 비용이나 시간도 4배가 넘는다.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TV용 4K 콘텐츠도 없긴 매한가지다. 기존 풀HD 영상을 4K로 전환하는 편법을 쓰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전자업체들은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4K를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 시장을 만들어내겠다”면서 TV사업 부진을 만회할 새로운 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일본 전자업체별 4K 제품 및 서비스 출시 현황
(자료: 각 사 취합)
4K는 화면을 이루는 가로 화소(픽셀)가 4000개라는 의미다. 기존 풀HD 영상은 207만 화소로 이뤄지지만 4K 영상은 이 보다 3배 이상 많은 702만 화소로 고화질을 이뤄낸다.
때문에 4K 영상은 풀HD보다 훨씬 큰 화면에서도 즐길 수 있다. 가로폭 30m급 대형 스크린뿐 아니라 148인치 화면에서도 화질 저하 없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