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국가 연구 장비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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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733억원을 들여 구축한 710여개 연구 장비가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18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2005~2010년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구축한 연구시설·장비와 활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6년간 4조4429억원을 시설·장비에 투자했다. 그러나 구축한 장비 가운데 716점은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6개월 이상 가동이 중지된 유휴장비 389점(1098억원), 1년 가동율 10% 미만 저활용 장비는 201점(210억원)으로 나타났다. 정상 가동이 불가능한 불용 장비도 126점(425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과위 측은 이 같은 유휴 저활용 장비를 다른 연구기관으로 이전해 활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출연연 연구에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장비를 대학 교육용으로 이전하는 것이 대표 사례다. 국과위는 지난해 시범사업을 5점의 장비를 이전한 데 이어 올해 7점을 추가로 이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장비 이전으로 고가 유휴연구장비 활용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 5억원 이상 장비는 엔지니어 한 명이 전문적으로 장비를 운영·관리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장비를 이전받더라도 이를 제대로 가동할 인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국과위는 시설·장비 현황파악에 이어 추가로 장비 엔지니어 파악에도 나섰다. 출연연 관계자는 “장비를 처음 살 때는 해당 연구자가 이를 다루겠지만 연구자의 연구가 끝나거나 바뀌면 고가장비는 고물로 전락 한다”며 “유휴장비 뿐만 아니라 사용되는 장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장비 엔지니어 육성·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과위는 또 국가연구개발사업 투자규모는 매년 증가한 반면 연구시설·장비 구축액은 2007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5년 4992억원이 투입된 연구시설·장비 투자금액은 2007년 1조1548억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2010년에는 투자금액이 7003억으로 떨어졌다. 국과위는 국내 일반 연구시설·장비 구축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도별 연구시설·장비 투자현황 (단위:억원, %)

자료:국가과학기술위원회

`무늬만` 국가 연구 장비 시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