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팹리스, 스마트 열풍에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승부

국내 팹리스 기업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일부 인기모델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는 스마트기기 시장 특수성으로 납품수요가 대거 축소됐기 때문이다. 구매처 확장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양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팹리스 기업은 기존 멀티미디어 영역에서 인터페이스, 전력관리(PM) 등 새로운 제품군으로 영역을 넓히며 공급처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해 매출 3000억원을 넘기며 부동의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는 실리콘웍스는 기존 디스플레이 드라이버IC(DDI)에서 아날로그 반도체군으로 제품을 다양화했다. 이 회사는 타이밍컨트롤러(티콘), 전력관리칩(PMIC) 등을 취급하며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밖에도 엠텍비젼이 멀티미디어 제품의 응용분야를 휴대폰에서 가전, 자동차 등으로 넓히고 있다.

글로넷시스템즈, 스마트파이 등 일부 신생 팹리스 기업은 인터페이스 설계에 성공했다. 글로넷시스템즈가 개발한 인터페이스 규격 칩은 디지털회로로 설계된 최초 사례로, 기존 칩보다 30% 정도 전력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파이도 모든 인터페이스를 하나의 칩에서 지원하는 `유니버셜 파이` 기본구조를 설계, 양산에 돌입했다.

실리콘웍스, 실리콘마이터스 등 선두권 기업들은 컴퓨팅, 가전 시장에 PM을 공급해 매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라온텍 등 `시스템IC 2015` 국책과제를 통해 커넥티비티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팹리스 기업은 주로 가전, 모바일, 자동차에 들어가는 멀티미디어나 DDI 제품에 집중해 왔다. 원천기술이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멀티미디어와 DDI는 상대적으로 기술 진입장벽이 낮으면서도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떠오르는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간에 실적을 내기 좋은 시장이다.

그러나 불과 2~3년 사이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칩(AP)이 부상하면서 멀티미디어 시장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DDI 부가가치도 줄었다. 삼성전자·LG전자 양대 기업에 종속된 매출이 대부분인 국내 팹리스 기업은 중국 등 다양한 제품을 팔지 않고는 매출 발생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원천기술을 확보한 퀄컴, 브로드컴과 상용화 기술과 가격경쟁력이 무기인 대만 업체에 끼인 국내 팹리스 업계는 제품군과 구매처 다변화가 필수적”이라며 “인력부족과 연구개발비 제약으로 자동차 마이크로컨트롤러(MCU)나 휴대폰 모뎀·AP 등에는 접근도 못하고 있는 현실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설명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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