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캐릭터 팔아? IT가 사랑한 마스코트

지난해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국산 캐릭터 뽀로로의 가치는 무려 3,893억 원에 이른다. 연간 저작권료만 해도 120∼130억 원 수준.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가치는 엄청나다. 디즈니의 얼굴 격인 미키마우스의 브랜드 가치는 3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포켓몬스터는 우리 한 해 예산 수준 매출을, 슈퍼맨은 지금까지 1,000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냈다.

캐릭터 산업이 시작된 건 1920년대다. 1919년 팻 설리반이라는 만화가가 파라마운트를 통해 선보인 검은 고양이 팰리스(Felix The Cat)가 시초 격이다.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디즈니 캐릭터가 쏟아졌다.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에 등장한 미키마우스는 물론 도널드 덕이 탄생했다. 미키마우스는 1930년 로열티를 받고 시계에 그려져 판매되기도 했다. 캐릭터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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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등장한 디즈니의 캐릭터 미키마우스의 브랜드 가치는 3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 버니맨에서 앵그리버드까지=IT 업계에서도 캐릭터는 꾸준히 쓰여왔다. 대표적인 곳은 인텔. 인텔은 1990년대 후반 버니맨(버니피플)이라는 캐릭터를 자사 광고에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버니맨은 반도체를 만드는 클린룸(Clean Room)에 들어가서 일하는 사람을 본떠 만든 캐릭터다.

클린룸은 병원 수술실보다 1만 배 깨끗하고 1분에 10번씩 공기를 쉴새없이 정화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이곳에서 일하려면 특수 제작한 버니수트를 입어야 한다. 버니맨은 이렇게 반도체를 만드는 사람이다. 버니맨이 처음 알려진 건 1997년 펜티엄Ⅱ 광고를 통해서다. 캐릭터를 앞세운 마케팅은 성공적이었고 제품 판매에도 큰 기여를 했다.

캐릭터로 재미를 본 인텔은 펜티엄Ⅲ에서 블루맨그룹을 내세웠다. 인텔은 이 캐릭터와 더불어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인텔인사이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인텔은 얼마 전 자체 행사인 인텔개발자회의(IDF) 기간 중에는 커넥티드 라이프를 상징하는 사이맨(SiMan)이라는 로봇 캐릭터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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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안드로이드 캐릭터도 구글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인텔 뿐 아니라 리눅스는 턱스라고 불리는 펭귄을 대표 캐릭터로 사용중이다. 썬마이크로시스템은 자사의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에 듀크라는 마스코트를 소개하기도 했다.

요즘 대표적인 IT 캐릭터 가운데 하나는 구글 안드로이드 캐릭터다. 구글이 자사의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내놓으면서 홍보용으로 함께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 SK텔레콤이 이 마스코트를 수정해서 만든 안드로보이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 캐릭터는 ‘다재다능하고 평소 보이는 걸 죄다 먹어 치우는 식신이지만 춤추는 걸 좋아하고 어울리기를 즐기는 밝은 성격’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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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캐릭터 버니맨은 펜티엄Ⅱ 성공에 기여했다. 사진은 인텔스토어에서 판매중인 USB 메모리.

◇ 오프라인으로 나온 IT캐릭터 `지금 판매중`=인텔이나 구글 캐릭터 상품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인텔의 경우 아예 인텔스토어(www.theintelstore.com)에서 판매중이다. 버니맨 인형은 물론 USB 메모리나 컵, 시계 외에 가방이나 심지어 양말이나 모자까지 종류도 많다. 버니맨 캐릭터 상품 중 4GB USB 메모리의 경우 29.89달러에 살 수 있다.

구글 제품도 마찬가지. 구글스토어(www.googlestore.com)에 가보면 안드로이드 마스코트 인형은 물론 구글 로고를 넣은 머그컵이나 스피커, 시계 등 갖가지 상품을 살 수 있다. 물론 데드제브라(www.deadzebra.com)처럼 안드로이드 캐릭터 전문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SK텔레콤이 선보인 안드로보이의 경우 별도 판매는 하지 않고 500개 한정판으로 피규어를 선보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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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버드는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인기 IT 캐릭터 가운데 하나다. 앵그리버드샵 등에서 관련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런 한정판 모델처럼 멋진 건 아니지만 퓨전에프앤씨가 선보인 BT-99BSK 같은 제품을 써보는 것도 괜찮다.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휴대용 스피커로 10m 거리까지 무선으로 연결해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안드로보이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내장했고 한 번 충전하면 음악 재생 기준 3시간까지 연속 사용할 수 있다.

앵그리버드도 IT 캐릭터 가운데 가장 잘 나가는 것 가운데 하나다. 핀란드 개발사인 로미오모바일이 개발한 이 게임은 단순하지만 높은 몰입도로 스마트폰 플랫폼을 통틀어 가장 성공한 캐릭터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이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앵그리버드샵(www.angrybirdshop.co.kr)을 찾으면 캐릭터 인형은 물론 모자나 배지, 새총, 스티커나 수첩, 색연필 등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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