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대선 등 각종 선거에서 자기 이해관계에 반하는 보수 기득권 후보에 투표하는 서민층의 행태를 조롱조로 설명하는 이론.
`국민은 개XX 이론`의 준말이다. 기득권에 억눌려 인간다운 삶을 못 누리면서도 자신의 삶을 개선시켜 줄 `진보` 세력이 아니라 자기 삶을 그렇게 만든 정치 세력에 투표하는 사람들은 `개XX`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국민의 비합리적 투표 행태와 각성하지 않는 서민층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종종 이른바 `진보` 세력이 자기 맘에 들지 않는 선거 결과에 대한 분노를 특정 세력에 쏟아내는 통로 역할도 한다.
국개론은 자기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지 않는 사람을 뽑는 현상을 말하는 `계급배반`과 비슷하다. 현상 자체에 대한 객관적 접근보다는 자기 뜻에 반하는 결과를 일으킨 다른 사람을 향한 분노를 담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후 디씨인사이드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인터넷 짤방에 등장한 `달동네에 살면서 대치동 종부세에 분노하며 참여정부를 욕하는 이상한 국민, 애들 영어학원 보내려 식당에서 파트타임 일하면서 자사고 100개 만든다는 이명박을 찍어주는 이상한 국민…` 류의 표현에서 국개론의 의미와 정서를 읽을 수 있다.
4·11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자 트위터엔 또다시 변형된 국개론이 등장했다. 발표되지도 않은 20대 투표율을 거론하며 “투표도 안 하는 20대, 이제 등록금 비싸다고, 취직 안 된다고 징징대지 마라”며 20대를 비난하는 글들이 퍼졌다. 국개론의 하위 개념인 `20개론`인 셈이다.
자기 뜻에 반하는 정치적 결과를 전체 국민을 향한 비난으로 합리화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장대한 스케일의 정치 의식인 것만은 확실하다.
*생활 속 한마디
A:`팬심으로 대동단결`을 외친 아이유사랑당이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 미달로 등록이 취소됐습니다.
B:이럴 수가! 역시 국개론에 힘이 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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