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 AMI, 사업화엔 아직 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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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력망 구축과 해외 수출형 사업모델을 발굴할 목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원격검침인프라(AMI)가 사업화하기엔 미비한 수준이다. 관련 업계는 기술적 측면과 지역·환경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원격검침률은 기존 전자식계량기에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전력 수요 안정·효율화를 꽤하는 한국형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이다.

스마트그리드 AMI, 사업화엔 아직 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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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구좌읍 한 주민 가정에 한전의 과금용 전자식계량기와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용 전자식계량기가 설치돼 있는 모습.

2009년부터 진행된 실증사업은 오는 6월부터 수용가(가정)의 사용량을 원격지에서 5~15분 간격으로 검침한 데이터를 근거로 실시간·선택형 차등요금제 등의 다양한 서비스와 수요반응(DR) 수요관리시장 운영을 앞두고 있다.

본지가 확보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원격검침인프라(AMI) 운영현황에 따르면 4개(한국전력·KT·LG전자·SKT) 컨소시엄 AMI 검침성공률과 적시수신률이 각종 서비스 등의 사업에는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침성공률과 적시수신률은 총 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각 컨소시엄별로 자체 구축한 통신체계를 통해 통합운영센터(TOC)에 접수되는 실시간 전력 사용 데이터다. 제주 실증단지 사업은 다음달 2단계 2차년도 최종 평가를 거친 뒤 6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실증 사업을 종료하고 실제 사업을 앞두고 있어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까지 제주 실증단지 사업 내용을 바탕으로 연말께 스마트그리드 거점지구 사업을 발표할 계획이다.

◇왜 2% 부족한가=제주 실증단지 스마트플레이스 컨소시엄은 다양한 해외 현장을 고려한 수출형 사업이다. 실증사업을 통해 통신체계 표준부터 전자식계량기 스팩까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한 고속과 저속 전력선통신선(PLC)·지그비·WCDMA·와이브로와 결합한 무선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거쳐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컨소시엄들은 옥외 및 가정 내에서 높은 주파수와 낮은 출력의 무선통신방식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통신성공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국은 무선출력을 100mW~1W까지 허용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10mW만을 허용한다. 사용 주파수도 미국은 800~900MHz 이지만, 국내는 2.4GHz대만 허용하기 때문에 실제 통신 가용 범위가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주파수대역과 낮은 출력으로는 통신성공률을 보장하기 힘들다”며 “앞으로 도시지역까지 이러한 무선방식을 확대한다면 2.4GHz의 동일대역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용 와이파이(WiFi) 중계기와의 간섭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구좌읍 실증사업에 적합하지 않아”=지역·환경적 제약도 있다. 제주도 구좌읍 지역 특성상 인구가 조밀하지 않은데다 낙뢰·우천 등으로 원격검침을 위한 통신기능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통신율 기복이 심해 사업 초기부터 지역 선정에 논란이 돼 왔다.

농어촌 지역인 구좌읍의 2000여 세대 중 가구당 거리가 100m 이상인 가구는 약 500개로 원격검침용 전송망이나 무선통신망 구축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컨소시엄 별로 각기 다른 통신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일부구간은 통신 신호 노이즈·간섭도 발생한다.

한정훈 누리텔레콤 기술이사는 “통신성공률이 98% 미만이면 사업화가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지금도 컨소시엄별로 검침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 및 개선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며 “다양한 기술적 경험을 통해 검증하고 세계적인 모델을 발굴하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컨소시엄 업체 한 관계자는 “제주 구좌읍은 예측이 불가한 각종 불안한 요인들이 많아 꾸준한 관리개선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며 “대부분의 컨소시엄들은 한번 이상씩 교체작업을 할 만큼 지금도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형 AMI, 세계 독보적=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지능형 인프라 구축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영국·스웨덴·이탈리아·미국 등도 국가 차원의 AMI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시간 요금제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대부분 해외 국가들은 과제내지 사업 계획 단계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3200만 가구에 AMI를 구축한 이탈리아 역시 과금용이나 전기 도난 및 단전 등을 제어할 목적으로 원격에서 제어하는 수준이다. 반면 우리처럼 해외 수출을 고려해 다양한 통신 방식을 채용한 시도는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가 세계 최초다.

한국형 AMI는 계약 가구의 전력 사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서버에서 수집, 세대별 통계 수치를 모니터링해 관리한다. 가정에서는 인홈디스플레이(IHD)·스마트폰·TV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기 사용량과 요금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표】컨소시엄 별 검침성공률·적시수신률 현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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