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갤럭시 때문에 결국…"이건 안써요 안써~"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기업이 지적한 기존 블랙베리 주요 단점

국내 모바일오피스 시장에서 블랙베리가 퇴출 위기를 맞고 있다. 3년 전 블랙베리 기반의 모바일오피스를 선도적으로 구현했던 대기업이 최근 들어 블랙베리를 삼성전자 갤럭시시리즈와 애플 아이폰으로 잇달아 교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주식회사는 임원과 400여명 영업직원이 사용하는 모바일오피스용 표준 단말기를 기존 블랙베리에서 갤럭시노트로 교체한다고 11일 밝혔다. 업계 최초 블랙베리 모바일오피스를 구현했던 대상주식회사는 지난 1월부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를 영업사원에 재배포했다.

앞서 포스코와 현대하이스코가 블랙베리 사용을 중단했다.

당초 1000여대의 블랙베리를 임원과 영업직원에게 배포한 포스코는 2010년 8월부터 최근까지 표준 단말기를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2010년 초 블랙베리를 도입했던 현대하이스코도 최근 블랙베리 지급을 중단하고 안드로이드OS와 iOS 기반 모바일 기기 등 원하는 기기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말하는 블랙베리의 약점은 △블랙베리 전용 서버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블랙베리OS의 폐쇄성으로 인한 앱의 한계 △사용 편의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 등 크게 3가지다. 최근 블랙베리가 이 같은 점을 개선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미 등을 돌린 기업을 다시 유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포스코 관계자는 “블랙베리를 쓰려면 캐나다에 소재한 RIM 서버를 사용해야 하지만 사용료 자체가 고가”라면서 “삼성전자 등의 스마트폰과 우리 서버를 쓰는 것보다 사용료가 두 배 이상 더 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빠른 입력을 원하는 이들에게 블랙베리 입력 방식도 불편하다는 평가를 자주 듣는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후발주자들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보안 등 블랙베리의 강점이 희석된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초기 블랙베리기업서버(BES)가 모바일디바이스관리(MDM) 영역에서 뛰어나고 보안도 강했지만 최근 대부분 스마트폰이 보안 기능을 갖췄다”면서 “스마트폰으로서 용도도 떨어지고 앱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지급을 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직원들의 불만이 높았다”며 B2C 시장에서 블랙베리의 인기 급감이 기업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한국GM 등 외국계 기업의 경우 임원들은 글로벌 방침에 따라 블랙베리를 사용하지만 임직원들은 안드로이드OS와 iOS 기반 단말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그동안 블랙베리가 강점을 보이던 외국계 기업 시장에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모바일오피스용 블랙베리를 공급하는 SK텔레콤의 관계자는 “전자 결재와 공정 현황 등 모바일 업무를 확대하는 기업들이 블랙베리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면서 “9900시리즈 이후 반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블랙베리로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하는 기업 수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아이폰, 갤럭시 때문에 결국…"이건 안써요 안써~"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