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을 강화하겠다고 무작정 출점 전략을 쓰지는 않겠다.”
지난달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한 말이다. 기업·외환시장에서의 장점과 달리 일반 소매영업력은 약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한 반응이었다.
지금까지 은행 영업력은 단연 지점 수로 판가름났다. 따라서 각 은행장의 인터뷰나 취임사, 신년사에는 `점포 수 확대` 문구가 어김없이 들어 있었다. 이제 이런 얘기를 하는 행장이 없다. 오히려 `무출점 전략`을 내비친다.
지난해 있던 점포 9곳을 줄인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여의도에 국내 최초로 `스마트브랜치`를 신설한다. 신도시 등 확실한 수요가 없는 한 기존 형태의 점포는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는 게 KB국민은행의 전략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작년 25곳에 이어, 올해는 15개 지점을 추가 폐쇄하기로 했다. 대신 `스마트뱅킹센터`를 주요 거점마다 늘려 개설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은행은 지난해 전체 직원의 40%가량인 27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해 전 지점 10% 이상이 문을 닫았으나 파업 기간 이 은행의 예금고는 1.8% 감소에 그쳤다. 경영진은 솔깃해졌다. 지점 없이 스마트뱅킹 등 비대면 거래로 정상적인 은행 영업을 충분히 지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얘기다.
지난해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뱅킹 이용건수와 이용금액은 모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은행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만 해도 일선 점포의 창구에서 처리되는 거래는 전체의 8.4%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통한 거래”라며 “이런 상황에서 예년처럼 마냥 지점 수를 늘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같은 점포 수 감소는 금융산업 일자리 창출에 역행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스마트뱅킹 인력의 신규 영입과 기존 창구직원의 직무 전환 교육 등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연도별 점포 수 현황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