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셋톱 서비스 춘추전국…방송·TV시장 뇌관으로
스마트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TV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케이블TV, IPTV, 인터넷 등 이종 서비스 사업자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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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셋톱박스는 일반 TV를 저렴하게 스마트TV로 탈바꿈시켜 주는 기기다. 스마트TV 대중화가 가능하다. 그동안 관망한 전통 방송에도 경쟁을 촉발할 전망이다. 고가 스마트TV 판매를 놓고 전쟁을 벌이는 TV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앤앰(대표 장영보)은 LG CNS와 공동으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셋톱박스 개발을 완료, 방송통신위원회가 스마트TV 요금제를 승인하면 곧바로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셋톱박스는 안드로이드 프로요 기반이다. LG CNS가 만든 자체 앱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을 이용할 수 있다. 풀브라우징과 음성검색 등을 지원한다. 향후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 젤리빈으로 운용체계(OS) 버전을 높이면 안드로이드마켓 직접 접속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SO인 강원방송과 금강방송도 셋톱박스를 통한 양방향 스마트TV 서비스를 준비한다.
스마트 셋톱박스 수요가 커지자 통신장비 업체까지 가세했다. 통신장비와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다산네트웍스는 일본 NTT에 스마트TV 서비스를 위한 OTT(Over The Top)박스를 공급했으며, 국내 진출도 모색한다. 휴맥스·가온미디어 등 전문 셋톱박스 업체들도 스마트 셋톱박스 출시를 서두른다.
셋톱박스를 통한 스마트TV 서비스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비용이다. 이전엔 최고 수백만원에 이르는 스마트TV 수상기를 구매해야 했다. 인터넷 서비스 가입은 기본이고, 지상파 외에 실시간 채널을 시청하려면 케이블이나 IPTV에 가입해야 했다.
셋톱박스를 이용하면 일반 TV로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케이블이나 IPTV는 인터넷과 방송을 이미 제공해 스마트TV 기능만 부가로 쓸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적다. 단순 콘텐츠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셋톱박스 사업자가 타깃광고, 방범서비스 등 다양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내놓을 수 있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은 “스마트TV 본질은 인터넷 비즈니즈 모델을 TV로 가져오는 것이어서 소비자 비용을 낮추는 게 기본”이라며 “반면에 TV 제조사가 판매하는 일체형 스마트TV는 사업자 입장만 고려할 뿐 소비자 비용 절감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마트 셋톱이 대중화하면 당장 TV 제조사의 스마트TV 판매 전략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지상파와 케이블이 장악해온 방송시장에 다매체 경향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김국진 소장은 “셋톱박스를 통한 스마트TV 등장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된 것”이라며 “사업자는 소비자 비용 절감을 최대화하면서 어떤 콘텐츠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