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세계 첫 구글TV 2.0버전이 업계의 지대한 관심 속에 베일을 벗는다. 구글TV 연합에 참여한 삼성전자, 소니, 비지오 등 4개사는 아직 구체적인 출시 계획이 없다. LG전자가 구글TV 성패의 판단 잣대를 쥔 셈이다.
LG전자가 선보인 구글 OS TV는 47인치, 55인치 대형 화면을 채택했지만. 패널이나 디자인에서 프리미엄급을 지향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지만 디자인이나 제품 생산은 LG전자가 담당한다.
◇LG, 선제적 주도권 노려=LG전자는 구글TV를 주력 모델로 강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초 구글TV 출시`라는 타이틀에 관심이 있지만, 구글TV보다는 기존 고유 모델에 더 집중하는 전략이다.
다만 TV사업에서 속도전을 강조해왔다. 구글TV도 선제적 대응이다. OLED TV를 경쟁사보다 먼저 출시한다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TV 제조사는 구글과의 협력이 썩 유쾌하지 않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넷캐스트`라는 OS가 있다. 자칫 구글TV 사업이 OS 주도권을 잃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가 미국시장으로 제한적 제품 출시로 접근했다는 분석이다.
◇신중한 삼성=삼성전자는 연내 구글TV를 출시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세부 TV 모델이나 출시시점 등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구글TV라도 삼성만의 차별화한 기술을 담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삼성이 구글TV 2.0버전이 아니라 연말께 3.0버전으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의 구글TV 출시는 삼성전자의 대응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G 사업을 살피면서 대응 수위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자체 구축한 `삼성TV 앱스`나 OS의 활용 욕구가 크다. 소니와 비지오는 완제품 TV가 아니라 셋톱박스 형태의 `구글 박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신경전은 현재진행=구글TV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 나올 애플TV와 마찬가지로 OS를 경쟁력으로 삼았다. 세계 TV시장 1·2위인 삼성전자·LG전자는 이미 소니·필립스 같은 하드웨어 TV업체가 아니라 구글·애플TV에 더 신경을 써왔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TV가 LG전자에 기회가 될지, 위협이 될지 아직까지 불확실하다”며 “LG가 TV제조에 강점이 있는 만큼 협상 우위를 바탕으로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구글과의 수익배분 원칙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2010년 나왔던 1.0 버전의 소니 구글TV가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도 살펴볼 부분이다. 당시 콘텐츠 확보에 문제가 있었다. 안드로이드 OS가 TV에 최적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구글TV 2.0버전의 성패 역시 콘텐츠 협력 생태계 확보에 있다는 분석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