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 전용 신시장인 `코넥스(KONEX)`를 연내 개설한다고 한다. 공개 시장시스템으로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조달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앞뒤로 논란과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금융위원회는 코스닥이 성장 가도에 있는 기업을 위한 시장이라면, 코넥스는 사업 초기 신생기업이나 벤처·중소기업을 위한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끊김 없는 자금 조달`이라는 거창한 비전까지 제시했다.
코넥스에서 자금 조달로 사업 경쟁력을 키운 뒤 자연스럽게 코스닥으로 옮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자금 시장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중소기업으로선 그야말로 `꿈같은` 얘기다.
문제는 우리 증시가 이 같은 전략을 이미 프리보드에서 한 번 경험한 바 있다는 점이다. 프리보드도 만들어질 때는 코스닥으로 올라가는 기업의 젖줄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의 프리보드는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기업들로부터도 외면 받는 시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프리보드가 설립 초기 기업이나, 성장 가능성을 가진 기술기업에 정식 자본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창이 되겠다는 비전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투자자와 기업들은 정부가 만들려는 코넥스가 `제2의 프리보드`가 되지 않을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우려를 없애는 길은 정부가 코넥스 개장 초기에 정확한 원칙에 따라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밖에 없다. 자본시장은 투자자가 모이고 돈이 모이면 성공한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코넥스가 성공적 시스템으로 우뚝 선다면, 중소기업을 위한 가장 좋은 선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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