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대기업의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를 대폭 제한하면서 중소·중견 기업이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1분기 동안 관련 업체들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프로젝트 수행 역량에 대한 우려, 유지보수 사업 위주의 사업 발주, 선거철로 인한 혼란스러움 등이 공공정보화 사업을 위축시켜 관련 업체들이 사업 기회조차 갖지 못한 게 주요 원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공공정보화 시장 참여 제한 제도의 수혜 기업으로 꼽혔던 다우기술, 오픈SNS, 핸디소프트 등 중소 소프트웨어(SW) 기업의 올 1분기 공공사업 실적이 지난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KCC정보통신, 쌍용정보통신 등 중견 시스템통합(SI) 기업도 1분기 매출이 기대보다 낮았다. 이들은 적게는 5% 많게는 30% 이상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의 복수 관계자는 “사업 문의는 늘어났지만 실제 고객이 중소기업 역량에 대한 불안감으로 사업 발주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며 “또 1분기 발주된 사업 대부분이 유지보수 사업이었기 때문에 기존 사업자가 그대로 재계약해서 진행하는 게 다반사였다”고 지적했다.
공공정보화 사업 가운데 유지와 보수에 관한 사업은 예외조항으로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정부가 상반기 조기 발주를 독려했지만 대부분 유지보수 사업과 고도화 사업에 그쳤고, 신규 투자 사업은 대부분 2, 3분기로 연기됐다. 게다가 대규모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은 모두 대기업 몫으로 돌아갔다. 국세청 차세대 사업을 비롯해 기업은행 2기 차세대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공공기관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대기업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제한 제도를 적용받지 않게 됐다.
이성화 KCC정보통신 상무는 “1분기에 대기업 참여 제한으로 수주 기회를 얻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최소 반년은 지나야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매출 8000억 원 이상 대기업은 80억 원 이하 공공 정보화사업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 지난해보다 대기업의 참여하한 금액을 두 배로 올리면서 중소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를 대폭 늘였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