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년 초 공지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준단가 공지제도가 내년부터 없어진다.
27일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보급 시장 혼란을 막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시행해 온 신재생에너지원별 기준단가 공지 제도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지금까지 기준단가를 공지한 이유는 신재생에너지보급 사업 초창기 공공·일반·지방보급 사업 등을 추진할 때 정부 보조금 지원 금액을 산정하고 지자체 등에서 사업을 발주할 때 가격을 책정하는데 활용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기준단가는 보통 정부 신재생에너지보급 사업에 적용되는 최고 설치단가로 통용돼 시공업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보급 사업이 10여 년간 활성화돼 시공업체 수가 늘어났고, 주요 부품이나 시공 단가 등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입수할 수 있게 됐다. 지자체 등에서 신재생에너지보급 사업을 발주할 때도 굳이 정부 기준단가 없어도 시장가격을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태양광과 같이 주요 부품 가격 변동이 월간·주간 단위로 이뤄지는 추세를 연 1회 정부에서 공지하는 기준단가로는 모두 반영할 수 없다.
가령 고정식 태양광설비를 연초 ㎾당 500만원으로 기준단가를 설정하면 연말에 시장가격이 300만원까지 떨어지더라도 시공사는 500만원 기준으로 사업을 진행해 많은 정부 보조금을 받고 폭리를 취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설치가격 형성을 시장에 맡기고 주요 부품 가격 등락폭을 바로 가격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준단가를 없애려고 하는 것이다. 정부는 기준단가 공지 폐지와 함께 보조금은 각 에너지원별로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정액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박대규 지경부 신재생에너지과장은 “기준단가 공지 제도 폐지를 현재 검토 중”이라며 “갑자기 없어진다면 이를 레퍼런스로 활용하던 지자체 등에서 아쉬울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진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신재생에너지보급 시장에 대한 정보가 대중화됐고 연 1회 공지되는 기준단가로는 급격한 시장변화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어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