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 <54>고진감래(苦盡甘來)가 아니라 고진통래(苦盡痛來)

고생 끝에 달콤한 미래가 오지 않고 고생 끝에 신경통, 관절염, 디스크, 위장병 등 통증만 온다. 그래서 고진감래(苦盡甘來)가 아니라 고진통래(苦盡痛來)다.

고진감래가 통용되는 경우는 꿈을 쫓아가는 과정이다. 꿈이 없이 남과 비교해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 지금 불행하지만 미래의 언젠가는 행복할 것이라는 가정을 갖고 하기 싫은 억지로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고진감래는 고진통래로 다가올 뿐이다.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지금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다가는 결국 몸과 맘에 병만 들 뿐이다.

지금 여기서 행복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성공한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성공한다. 즐겁고 재미있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 분야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즐겨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재미있지 않으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으며, 그런 일을 계속하면 할수록 몸과 맘이 모두 힘들어질 뿐이다. 좋아하는 일,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은 지금 힘들어도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다.

꿈을 쫓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다가와도 다르게 해석한다. 예를 들면 STRESS를 Sports, Travel, Relax, Entertainment, Smile, Sleep이라고 해석한다. 즉, 스트레스가 다가오면 운동도 하고 여행도 즐기면서 릴랙스하는 여유를 찾고 힘들고 어려운 일도 하나의 오락(entertainment)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꿈을 쫓는 사람은 웃음(smile)을 잃지 않고 충분한 숙면(sleep)을 취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꿈을 쫓아가는 여정은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곡선적 우회과정이지만 그 과정 자체에서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느끼기 때문이다.

행복은 목적지에만 있는 게 아니라 목적지로 가는 수많은 간이역에 더 많이 널려 있다. 지금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행복을 찾지 않고 미래의 언젠가 행복할 것이라는 가정법 인생을 사는 사람들, 오늘도 더 빨리,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달리려는 현대인들은 진정한 쉼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반추해보고 성찰해야 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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