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전기자동차 핵심부품인 2차전지 소재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낙점한 배경에는 `2020년까지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15%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잡았다.
철강산업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고부가가치 소재생산 구조로 변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2차전지 소재는 기존 철강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아이템이다. 철강제품 생산에 필요한 합금철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부산물이 발생한다. 특히 2차전지 등 에너지 저장장치에 필요한 필수 원료로 불리는 리튬은 규모 중심의 소재산업이라는 점에서 철강산업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런 이유로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철강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다량의 코르타르가 생성된다는 점 또한 음극재사업에서 원료확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진력은 정준양 회장=올해 포스코 투자 경향은 기존과 다르다. 신사업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 속에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오히려 속도를 낸다. 추진력은 정준양 회장에게서 직접 나온다. 정 회장이 강조하는 `2020 글로벌 머티리얼 프로바이더`라는 비전을 달성하는 데 2차전지 소재는 핵심 아이템이다. 정 회장은 2차전지 소재사업에 대한 관심을 안팎으로 표명했다.
그는 지난해 7월 강릉시 옥계면 `해수리튬연구센터 준공식`에서 “전기차가 승용차시장을 대체하기 시작하면 주요 소재와 원료인 리튬 확보가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9월 한국무역협회 초청 강연회에서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2차전지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튬 원료를 확보하고 전후방사업 진출을 적극 모색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관련 사업 확장 가능성도=포스코는 정준양 회장 2기 체제에 들어갔다. 1기 체제엔 대규모 투자로 소재사업 기반 마련에 집중했다. 2기 체제에는 성과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투자 우선순위에 여전히 소재사업이 올랐지만 그동안 씨앗을 뿌린 만큼 올해 본격적인 수확해야 한다는 것이 안팎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ESM은 올해 안으로 고객사 품질 승인이 예상돼 내년도 물량 증가에 따른 대비 차원에서 증설을 추진하며, 포스코켐텍 또한 소량 판매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요처 공략에 들어갔다”면서 “최근 2차전지 소재사업분야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전기차 시장 상황에 따라 사업 영역도 확장할 여지를 뒀다. 2020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액 200조원을 목표로 한 포스코와 계열사에 전기차 부품·소재사업은 리스크 있는 노다지인 셈이다.
최근 기존 차체보다 25% 가벼운 전기차용 철강차체 개발 성공은 포스코 전기차 관련 사업의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음극재 및 리튬 추출 기술과 더불어 전기차 관련 사업 분야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포스코ICT는 전기자동차 충전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전기자동차구동시스템(EPT)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2차전지 소재와 더불어 EPT 관련 부품 생산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을 쌓는다.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할 때에 대비해 충전인프라 구축사업에 참여할 기반도 확보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