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PC와 프린팅 사업부 통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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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 휘트먼 HP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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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PC와 프린터 사업부를 통합한다.

AP와 블룸버그 등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HP가 PC를 만드는 퍼스널시스템스그룹(PSG)과 프린터와 잉크를 맡는 이미징&프린팅그룹(IPG)을 통합할 계획이라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두 사업부는 HP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핵심 부서다. 매출 규모는 PSG가 많다. 지난해 PSG의 매출은 396억달러, IPG는 258억달러였다. 2012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PSG와 IPG가 각각 89억달러와 63억달러를 차지했다.

HP는 최근 수년간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린팅과 PC사업부를 통합하려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를 통해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 효과를 얻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멕 휘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콘퍼런스 콜에서 “HP는 지난 수년 동안 고객의 기대와 시장 트렌드에 앞서가는 투자를 하지 않은 결과 지금 매출과 이익 감소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용절감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하고, 회사 운영을 간소화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성장 분야의 생산과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해 수익 증가를 이끌어야만 지속적으로 주주들의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HP의 조직 개편 시도를 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HP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PC시장은 갈수록 소비자에게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사업부는 PSG 책임자인 토드 브래들리가 이끌게 된다. IPG를 맡았던 비요메시 조시는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브래들리는 지난 2005년 HP에 입사해 HP가 델을 제치고 1위 PC 제조업체가 되게 한 1등 공신으로 꼽힌다.

HP는 그동안 PC와 프린터사업부의 통합과 분할을 반복해왔다. 2005년 취임한 마크 허드 전 CEO는 PC와 프린터사업부를 분할했다. 이후 레오 아포테커 CEO는 PC사업부의 매각이나 분사를 검토했다가 안팎으로 비난을 받았고, 지난해 9월 CEO가 된 휘트먼은 통합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HP는 지난달 실망스런 1분기(2011년 11월~2012년 1월)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14억7000만달러, 매출은 7% 줄어든 300억달러였다. 시장 분석가들은 올해 HP의 매출이 1224억달러로 전년보다 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HP는 21일 캘리포니아주 샌터클라라에서 연례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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