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설치가격 기준단가 논란과 관련 일부 시공업체들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모듈 가격이 대폭 떨어진 점을 반영한 정부 기준단가 재공고를 두고 수익성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14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올해 들어 세 차례에 걸쳐 태양광 기준단가를 공고했다. 지난 1월 기준단가(일반건물 고정식 기준)를 지난해 대비 13% 떨어진 ㎾당 624만원으로 공고한 후 2월 497만원으로 낮춰 수정공고했다. 지난해 718만원 대비 30.75% 떨어진 수치로, 이후 두 번째 수정공고에서 기준단가 적용범위를 좁혔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지난해 태양광모듈 가격이 급락한 사실을 근거로 제시했다. 태양광 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와트(W)당 모듈 평균가격은 2009년 2.09달러에서 2010년 1.75달러, 지난해 1.302달러로 2년간 약 35% 떨어졌다. 기준단가 하락률(30.75%)보다 오히려 높은 수치다. 기준단가는 2010년과 지난해까지 2년간 718만원으로 변동이 없었고, 올해 2년 분 태양광모듈 가격 하락폭을 모두 반영했다.
올해 시작된 햇살가득홈 사업과 관련, 일부 시공업체가 ㎾당 300만원 수준으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제시한 점도 기준단가 수정에 영향을 미쳤다. 햇살가득홈은 전기다소비 가구를 대상으로 정부가 태양광설비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공업체 선정과정에서 일부가 3㎾를 1000만원 이하 가격으로 시공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단가는 보통 정부의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일반보급사업·지방보급사업 등에 적용되는 최고 설치단가로 통용돼 시공업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조달사업에 참가하는 일부 시공업체들은 이번 수정공고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며 수지가 맞지 않아 사업 추진이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조달사업이 대부분인 지방보급사업과 설치의무화사업은 일반 주택용 보급사업과 다른 인하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조달사업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 2월 그린홈100만호사업 접수결과 신청률이 177%에 달했다고 밝혔다. 기준단가 하락으로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조달사업인 지방보급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다른 시공업체들은 올해 기준단가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 중소 태양광 시공업체 관계자는 “정부 조달사업에 입찰해 사업권을 획득한 후 하청업체를 고용하는 구조가 아닌, 직접 입찰·시공하는 업체라면 올해 기준단가로도 충분히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며 “3㎾ 기준으로 약 250만원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영 신재생에너지센터 신재생에너지보급실장은 “기준단가 수정공고는 2011년 6월 기준 1차 원가분석 시점 이후에도 계속적인 모듈가격 급락에 따라 추가인하 요인이 발생해 관련 전문기업 의견수렴을 통해 수정한 것”이라며 “정부의 보조금은 경제적으로 자생력이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2010~2012년간 태양광 기준단가 및 모듈 평균가격
자료: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PV인사이트
함봉균·유선일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