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역사의 뒤안길로

244년만에 양장본 출판 절판하기로

더 이상 새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책장에 꽂을 수 없게 됐다. 브리태니커는 244년간 내놨던 백과사전 인쇄물의 절판을 선언하고 디지털 버전과 교육용 제품에 집중한다고 1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브리태니커 사장 조르주 커즈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대 사회에서 정보를 찾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수십권의 책을 발간하는 것은 시대에 뒤쳐지는 일”이라며 “양장본 형태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더 이상 출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1768년 첫 발간을 시작으로 2년 마다 32권 묶음을 출판했다. 인쇄물 절판 선언으로 2010년 버전이 마지막이 됐다.

브리태니커는 1970년대부터 디지털화를 준비했다. 1981년에 첫 컴퓨터용 백과사전을 선보였고 1994년에는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는 온라인 구독 백과사전을 연 70달러 선에 제공한다. 최근 출시된 애플리케이션은 월 1.99달러와 4.99달러다. 3주 내로 사이트를 개편해 무료 콘텐츠도 제공할 예정이다.

조르주 사장은 이용자들이 만들어가는 무료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의 경쟁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브리태니커가 이 시장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용자는 돈을 내고 디지털 백과사전을 쓸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위키피디아는 한 곳에서 공급하는 정보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정보가 흘러들어와 정보의 질이 고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브리태니커는 종이 백과사전의 대명사이지만 현재 전체 매출에서 인쇄물의 비중은 1% 미만이다. 디지털 백과사전은 15%, 기타 교육용 콘텐츠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브리태니커 사장은 “인쇄 매체가 자취를 감추지 않는다 해도 많은 회사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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