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 미래가 과거가 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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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일

요사이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 있는 사람과 영상통화하는 모습을 보면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을 실감한다. ICT 발달에 따라 생활이 변하는 것을 보면 한마디로 `미래가 지금이다`는 표어가 실감 난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우리 주위에서 생활의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 자연히 `미래가 지금`이 되는 것을 느낀다.

먼 미래의 일을 생활의 현실 속으로 끌어오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건 새 통신기기다. 우리 주위에 흔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대표적인 예다. 이런 변화 속에 가장 성공한 기업은 애플과 삼성전자다. 이들의 제품이 갑자기 `미래가 지금`이 된 현상을 실현한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도 정보통신분야 하드웨어(HW) 개발과 신제품 출현으로 계속될 것이다. 그 중에 성공할 것들의 특징은 `미래를 지금`으로 변화시키는 제품이겠다. 따라서 새로운 정보통신기기를 개발할 때 `미래를 지금`으로 변화시키는 것인가를 반드시 분석해야겠다.

또 하나의 변화는 과거엔 상상할 수 없던 양의 자료가 매일 생산되는 것이다. 어느 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지구상 자료(data)가 2배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며칠`이다. 한 기업은 이 자료를 반박해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며칠이든 몇 시간이든, 확실한 건 엄청난 양의 자료가 생산된다는 점이다.

많은 자료들이 분석·활용되면서 `빅 데이터`나 `인포메틱스` 같은 새 용어가 출현했다. 특이한 것은 ICT 사용자들이 만들어 낸 자료가 분석돼 일어나는 생활 변화다. 한 예로 어느 기업이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형태가 어떤지 알게 되면 제품 판매 예상량은 물론이고 어떤 소비자가 몇 개를 구매할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미래가 지금`이 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가 과거가 된다`는 개념을 출현시킨다. 즉 미래에 일어날 일의 자료 분석을 통해 미래를 과거에 일어난 일처럼 미리 알아 실행한다. 이른바 `점`을 치는 격이다. 점치는 역술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물어보는 게 이제까지의 유일한 미래 예측법이었다면, 앞으로는 ICT와 새로운 소프트웨어(SW)로 자료를 분석해 미래를 알려주는 `새로운 방법의 점`이 출현할 것이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그 일에 대비해 완벽한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겠다.

`미래를 과거가 되게` 하는 것의 핵심은 엄청난 양의 자료를 목적에 따라 분석하는 SW이다. 얼마만큼 `미래를 과거화`시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느냐가 중요하겠다. 우리 기업이 정보통신분야 1등으로 계속 발전하려면 HW 부문 초점을 `미래가 지금이다`에 얼마나 공헌하는가를 척도로 삼아야겠다. SW 부문은 `미래를 과거화`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달렸다. `미래가 지금`에서 `미래가 과거가 되는 세상`으로 변하는 모습을 함께 읽어야겠다.

곽수일 서울대 명예교수 skwa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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