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 이동통신 가입자 정보가 19만8000여건이나 유출됐다. 두 사업자의 협력업체 직원 5명이 가입자 위치 정보와 인적 사항을 들여다볼 수 있는 컴퓨팅 프로그램을 임의로 만든 게 화근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훔친 정보를 한 건에 10만~20만원을 주고 산 뒤 두세 배씩 가격을 올려 재판매한 혐의를 쓴 이가 75명이다. 이들에게 특정인의 위치 정보 등을 알아 달라고 의뢰한 사람도 1000여명이나 됐다.
어쩌다 우리 사회에 훔쳐보기가 만연하게 됐는지 씁쓸하기 짝이 없다. 빼돌린 정보가 빚추심이나 불륜 현장을 추적하는 데 쓰이기도 했다니 그저 기함할 따름이다. 엄벌해야 한다. 이동통신 시장 근간은 물론이고 사회 정의를 흔든 범죄여서다. 정보가 빠져나간 경로를 세밀히 파악해 같은 일이 재연되지 않게 막아야겠다.
SK텔레콤과 KT는 경찰이 알려 줄 때까지 정보 유출 정황을 몰랐다. 이 또한 문제다. 가뜩이나 `가입자 정보가 통신사업자로부터 지나치게 많은 제3 기업·기관으로 제공된다`는 전자신문의 지적이 있은 뒤다. 이동통신 3사로부터 가입자 정보를 넘겨받아 대신 관리해 주는 업체가 무려 2만283곳이었다. 여러 부가서비스를 잘 처리하려는 뜻임을 모르는 바 아니나 제대로 감독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정보 수탁 업체가 많을수록 더 면밀히 살펴 단속하는 게 옳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개인정보를 믿고 맡길 수 있을 체계를 만들라는 얘기다.
그냥 “몰랐다”며 뒷짐만 지면 안 된다. 더욱 적극적으로 개인정보 관리 협력업체를 다잡을 일이다. 내부 직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도 있겠다. 회사 안팎을 튼튼히 단속해 가입자 정보를 금과옥조로 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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