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온중구진(穩中求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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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 중국. 세계의 생산공장이자 소비시장 잠재력 또한 무궁무진해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이 된 그곳에선 지금 올해 주요 정책을 확정하는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가 열리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제4세대 지도부의 마지막 전인대 행사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를 7.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목표치였던 8%보다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중국이 8%에 못 미치는 성장 목표를 내놓은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순조로운 권력이양을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경제성장 정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의 고성장은 수출이 이끌다시피 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상황이 불확실성의 늪으로 빠져든 이상 이제 성장동력 상당부분을 내수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중국 언론이 이번 양회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안정 속에서 발전을 추구한다`는 온중구진(穩中求進)을 꼽은 것도 이 같은 정치 경제적 사정에 기인한 것이다.

이번 전인대에서 중국이 어떤 내수부양책을 내놓을 지 세계 ICT기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지금까지 취해온 내수 활성화 정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전하향이다.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농민에게 구입 가격 13%를 보조해주는 것이다. 2007년 12월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한 뒤 2009년 2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했고 1차 실시 지역은 지난달 이미 종료됐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9월 가전하향 효과 분석을 통해 2009년 이 정책이 전면 시행된 이후 모두 4050억위안(74조원)의 가전제품이 팔렸다고 밝혔다. 이는 가전하향 보조금 지급액 460억위안(8조4000억원)의 8.8배에 달했다. 가전하향 정책이 내수를 촉진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음은 물론이다. 우리 기업도 이 정책의 덕을 많이 봤다.

중국이 모토로 삼는 샤오캉사회(사회 전체 구성원이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누리는 사회) 실현을 위해 가전하향과 같은 제2, 제3의 내수 활성화 정책을 내놓는다면 우리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인대를 지켜보는 우리 기업에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최지호 편집1팀장 jho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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