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2]인터뷰 : 안드로이드 총괄 디렉터 "안드로이드는 절대 닫히지 않는다"

MWC 2012 행사장의 구글 부스는 유난히 복잡했다. 관람객이 많기도 했지만, 휴대폰 제조사·모바일 게임 개발사·각종 SNS 서비스 등 온갖 기업과 상품이 뒤섞여 전시돼 있는 것이 더 큰 이유였다. 이곳에서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마티아스 두아르테 구글 안드로이드 사용자경험(UX) 총괄 디렉터는 “안드로이드는 상당히 열려 있는 플랫폼이지만, 지금도 계속 열리고 있고 앞으론 더 열릴 것”이라며 “이는 안드로이드의 핵심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Photo Image

그의 말을 들으니 뒤죽박죽인 부스 전시도 이해가 됐다. 자사 제품 중심으로 부스를 꾸민 다른 기업과는 달리, 수십 개 안드로이드 앱 개발사에 부스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다른 기업이 안드로이드 기반 위에서 또 다른 혁신을 이루고, 반대로 구글도 이를 충분히 받아들여 그 다음 혁신을 이룬다”는 철학이 잘 보인다.

구글은 애플과 함께 스마트 시대의 대명사지만 너무나 다르다. 구글은 처음부터 누구나 안드로이드를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열어놓았다. 덕분에 안드로이드는 빠른 속도로 iOS 시장 점유율을 넘어섰지만, 스마트폰 제품마다 소프트웨어 최적화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치는 앱스토어와는 달리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어떤 앱이든 내놓을 수가 있다.

두아르테 디렉터는 이러한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을 웹에 비유했다. 그는 “과거와는 달리 웹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서버에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며 “물론 끔찍한 웹사이트도 넘쳐나지만,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환경이 창조됐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도 개방에 따른 장점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는 오픈 플랫폼의 강점을 끝까지 고수할 것”이기 때문에 모토로라 인수로 구글이 폐쇄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은 기우인 것 같다.

최신작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에 대한 자랑도 숨기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디자인이나 직관성, 버튼 하나하나까지 그가 총괄한다. “마치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스케치부터 색깔을 덧입히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 즐겁고 간결하며, 아름답고 독특한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개발과정을 묻자 두아르테 디렉터는 ICS에서 가장 주목받는 `얼굴인식 잠금 해제` 기능이 만들어진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기능이 처음 만들었을 때는 화면에서 사각 도형이 사용자의 얼굴을 감싸고, 십자 모양이 눈 위에 그려지면서 인식했다. 그는 “이 화면이 마치 사용자를 표적에 놓고 죽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소로 잠금을 해제하는 지금의 버전을 새로 만들어냈다.

ICS 다음 버전은 이미 개발에 들어갔지만 그는 “많은 사람이 차기 버전의 특징에 대해 묻는데, 어떤 것도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대신 “단순한 터치스크린 플랫폼이 아닌 다양한 인식 기능을 가질 것이고, 더 아름다운 화면을 보여줄테니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