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카메라모듈 직접 생산 나서

무선사업부 핵심 부품 자체 수급 처음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고화소 카메라 모듈을 베트남 휴대폰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 지금까지 무선사업부가 휴대폰 핵심 부품 연구개발(R&D)과 시험 생산을 시도한 적은 있지만 양산에 나서기는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핵심 부품 수급 전략을 변화시키면서 완제품(DMC) 사업부문 전반으로 확대하는 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베트남 공장에 800만 화소 카메라 모듈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다. 이르면 5월 갤럭시S2용 800만 화소 카메라 모듈 시험생산에 착수, 월 300만개 생산 능력을 갖춘다. 앞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해 10여명의 전문 인력을 베트남으로 급파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수원 사업장 제조 전문가와 삼성테크윈 카메라 모듈 사업부 출신이 주축이다. 카메라 모듈 TF는 시험 가동을 앞두고 공정 수율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고화소 카메라 모듈이 워낙 공급 부족인 상황이어서 해외 스마트폰 시장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서는 필연적 선택”이라며 “베트남 공장은 주력 모델을 세계 시장에 동시 출시하는 글로벌 싱글 론칭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6800만개의 800만 화소 모듈 수요가 예상되나 협력업체 생산능력은 4000만개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공장 카메라 모듈 생산 라인은 기존 협력사 생산 방식과 크게 대조적이다. 통상 카메라 모듈은 재료비와 임가공 비중이 높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생산 공정을 대부분 자동화한 최첨단 공장을 만들었다. 조립 방식도 와이어 본딩 대신 볼 그리드 어레이(BGA)로 구현해 기기에 바로 표면실장(SMT)을 처리할 수 있다. 개발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리드타임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올 초 주요 설비를 구미 공장으로 입고해 성능 테스트를 거친 뒤 현재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 중이다. 베트남 공장 연구개발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당분간 국내 구미 공장과 공조 체제를 이어간다.

한 애널리스트는 “완제품 분야인 무선사업부가 부품 생산에 뛰어든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면서도 “삼성전자 내에서 무선사업부 독자 행보가 뚜렷해지고 있고 앞으로도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서한기자 h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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