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BMW의 신형 3시리즈가 출시됐다. 개발코드 `F30`으로 구분되는 이번 모델은 1975년 처음 세상에 나온 BMW 3시리즈의 6세대에 해당하며, 2005년에 나온 `E90` 3시리즈를 대체한다. 우선 눈에 띄는 특징은 차체 크기가 커진 것이다.
길이 4624㎜, 폭 1811㎜, 높이 1429㎜, 축거 2810㎜로, E90과 비교하면 길이 93㎜, 축거 50㎜, 높이 8㎜가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헤드램프가 `키드니` 그릴과 곧장 연결되도록 `앞트임`을 해 차의 앞부분이 더욱 낮고 넓게 보이도록 했으며, 5시리즈와 7시리즈 등 더 큰 BMW의 특징을 차용하는 등 시각적인 효과를 더했다.
앞좌석 머리공간이 45㎜, 뒷좌석 머리공간이 8㎜, 뒷좌석 무릎공간이 17㎜ 늘어나는 등 실내 공간에도 여유가 생겼다. 뒷문이 열리는 각도와 개구부도 키워 뒷좌석에 타고 내릴 때 느끼게 되는 공간감을 강화했다. 차체가 커졌고 강성도 증가했지만 중량은 오히려 최대 45㎏까지 감소했다. 아울러 앞뒤 무게 균형은 50 대 50의 이상적인 비율을 유지했다. 공기저항계수는 0.27에서 0.26으로 줄었다. 공기저항과 와류를 줄이고 효율과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어커튼, 바닥 커버 등을 적용했다.
지난해 가을, 해외에서 먼저 발표된 F30-3시리즈의 엔진은 세 가지 종류였다. 가솔린 엔진의 328i와 335i, 그리고 디젤 엔진의 320d가 그것. 세 가지 모두 BMW의 신세대 직분사 터보 엔진이며, 3시리즈 최초로 8단 자동 변속기를 도입했다. 오토 스타트 스톱이 지원되며 최대 20%의 연비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에코 프로` 모드를 비롯해 네 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국내에는 우선 320d만 출시됐다. E90-3시리즈와 같은 2.0리터 4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해 184마력, 38.8㎏·m의 힘을 낸다. 0-100㎞/h 가속시간은 7.6초로 종전과 같고 연비는 16% 향상됐다.
이름은 같은 320d라 해도 국내 출시 모델은 다섯 가지로 나뉜다. 320d 이피션트다이내믹스(ED), 320d 내비게이션 패키지, 그리고 럭셔리 라인, 모던 라인, 스포츠 라인의 320d가 있다. 320d ED는 출력이 163마력으로 소폭 낮은 대신 연비가 더 좋다. ED를 제외한 나머지 버전은 엔진과 성능이 같지만, 외관과 실내, 사양이 조금씩 서로 다르다. 가령, 럭셔리 라인과 모던 라인은 키드니 그릴의 세로 핀이 11개이지만 스포츠는 8개이다.
기본 휠은 17인치로, E90보다 한 사이즈 커졌다. 다만, 효율을 가장 중시하는 ED는 16인치, 스포츠 라인은 18인치를 끼운다. 스포츠 라인은 서스펜션의 스포츠 튜닝으로 차고가 10㎜ 낮고 조향장치도 다르다. 새 3시리즈는 기존의 유압식 대신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을 썼는데, 스포츠라인은 여기에 더해 `스포츠 가변 스티어링` 기술을 제공한다. 운전대를 직진방향으로부터 90도 이하로 돌리는 동안에는 조향 기어비가 점차 커지도록 해 운전재미와 성능을 부각시켰다.
럭셔리 라인에는 `컴포트 액세스`가 적용된다. 시동 키를 꺼내지 않고도 문 잠금을 해제할 수 있고, 뒷 범퍼 아래쪽에 발을 갖다 대면 동작 인식을 통해 트렁크 덮개가 열리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3시리즈는 이번에 처음으로 헤드 업 디스플레이와 `액티브 프로텍션` 안전 패키지도 제공한다. 사고 징후가 감지되면 탑승자의 안전벨트를 조이고 창문과 선루프를 닫아주며,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기도 한다. 실내에는 상위 모델들에서나 볼 수 있었던 8.8인치 와이드 액정이 달렸고, TPEG를 지원하는 한글 내비게이션이 제공된다. 계기판의 5.7인치 액정도 신차임을 새삼 느끼게 하는 요소이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