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김동호 아이디인큐 대표

“아이디어를 인큐베이팅합니다.” 아이디인큐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독특한 멘트가 귀를 사로잡는다. 아이디어를 수집한다는 발상도 재밌다. 창업자 3명은 대학생이거나 이제 막 졸업한 사회 초년병이다. 사실 청년 창업시대에 20대 CEO는 더 이상 뉴스거리는 아니다. 정작 회사를 주목하는 배경은 따로 있다. 3명 모두 KAIST 부설 과학영재학교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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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아이디인큐 대표(26)는 “뻔히 눈에 보이는 대기업 생활에 싫었고 그냥 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연세대 4학년에 재학중이고 의기투합한 다른 창업자인 추승우씨는 서울대 대학원, 이성호씨는 KAIST를 다니고 있다. 의지만 있다면 취직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쉬운 길 보다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영재학교에 다닐 때부터 마음이 잘 맞았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연락하며 사업 아이템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농담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세 명 모두 그냥 학교 졸업하고 취직하고 회사 다니는 일상적인 삶말고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결국 세 사람은 무작정 내질렀다. 지난해 2월 회사를 설립했다. 그냥 우스개로 주고맞은 말이 그대로 현실인 된 것이다. 창업 후 몇 달은 고난의 세월이었다. 첫 사업은 `북클`이라는 모델이었다. 중고책을 온라인으로 사고파는 서비스였는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어 재도전한 사업이 주목을 받았다. `오픈서베이`라는 스마트폰 기반의 온라인 리서치였다. 동병상련이라고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등도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었다.

김 대표는 “오픈서베이는 웹을 통해 설문을 의뢰하고 모바일 앱으로 설문응답을 수집하는 리서치 플랫폼”이라며 “사용자 프로필을 기반으로 성별·나이·주소 등 원하는 대상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리서치 사업은 오픈서베이가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많았다. 국내에는 엠브레인, 해외에서는 몽키서베이와 같은 업체가 시장을 주도해 ?다. 김 대표는 다른 곳에서 경쟁력을 찾았다.

“비슷한 모델로는 차별화가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가격을 크게 낮췄습니다. 서베이 비용을 기존 가격의 10분의 1수준으로 내렸습니다. 단순한 설문은 건당 500원이면 가능합니다. 여기에 스마트폰 사용자를 적극 공략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설문 조사에서 결과, 분석까지 며칠씩 걸리지만 오픈서베이는 1~2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한 마디로 모바일 앱으로 시장 반응을 빠르게 체크하고 놀라운 가격에 서비스해 누구나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패널로 등록한 설문 응답자에게는 적립금과 함께 경험치를 줘 모두가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김 대표는 “베타서비스를 시작하고 한 달 만에 5만개에 달하는 패널 응답률을 기록했다”며 “SBS 등에 급한 설문조사 결과를 빠르게 제공하며 신속성과 편의성을 입증받았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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