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한국에서 전력반도체(PMIC)를 개발해 온 아나로그디바이스(ADI)가 R&D 센터 전환작업에 착수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DI는 한국 R&D센터에서 PMIC 연구개발 작업을 중단키로 했다. 대신 한국 R&D센터에서 다른 분야 아날로그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명에 달하는 아나로그디바이스 소속 PMIC 연구원들은 대부분 ADI를 떠날 전망이다. ADI는 새로운 파트가 정해지는 대로 해당 분야 연구진을 충원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아나로그디바이스는 한국 R&D센터 폐쇄까지 검토했으나 한국시장의 중요성 등을 감안, 유지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나로그디바이스코리아 관계자는 “현 R&D센터에서 기존 제품이 아닌 다른 분야 R&D를 진행하는 방향을 포함해 여러 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까지 정확한 방침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나로그디바이스 R&D센터가 새로 집중할 분야는 컨버터가 유력하다. ADI가 세계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가 컨버터다. 최근 ADI는 국내 시장에서도 컨버터 사업을 확장하면서 국내 IT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컨버터는 아날로그 신호를 접하는 모든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제품이다. 특히 산업용, 자동차용 제품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ADI는 1965년에 설립된 미국 반도체 회사로, TI·ST마이크로와 함께 세계 3대 아날로그반도체 회사다. 컨버터·RF 등 아날로그반도체가 주력이며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매출이 8% 증가한 30억달러와 32.9%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07년 6월 아나로그디바이스가 한국에 R&D센터를 오픈할 당시, 이 회사는 전력반도체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투자를 진행했다.
이 회사는 국내 R&D센터를 통해 국내 주요기업들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국내 후발기업들의 선전 등으로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아나로그디바이스가 국내 PMIC 연구개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소속 엔지니어들은 다른 기업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되고 있다. 국내 PMIC 인력이 부족한데다가 최근 삼성전자 등에서도 PMIC 사업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