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중소기업육성, 엔지니어 교육과 리더십 문제다.

“기업은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인재 양성에 내 시간의 80%를 썼다” 호암 이병철회장의 말씀이다. 이건희 회장 역시 “한사람의 인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라며 인재경영을 강조했다. 삼성은 1957년 최초로 공채제도를 도입하고 신입사원 교육을 시작했다. 그룹의 호암관, 창조관을 필두로 각 사별로 종합연수시설을 갖추어 교육왕국을 이뤘다. 인재와 교육이 글로벌기업 삼성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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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을 이끌어온 대기업 집단은 `고용 없는 성장`으로 눈총을 받는다. 그러나 고용과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야 할 중소기업의 힘은 미약하기만하다. 1996년 설립된 중소기업청 홈페이지에 눈길을 끄는 표어가 있다. `세계초일류 중소기업의 나라, 중소기업청이 꿈꾸는 미래입니다`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한 중소기업육성을 향하여` 그러나 갈 길은 너무나 멀어 보인다.

OECD 2005년 통계자료 `세계 각국의 고용규모별 기업체수`에서 한국과 독일 자료를 비교해 보면, 종업원 10명 이하의 소기업은 한국 88.6%, 독일 62.1%, 일본 50.9%으로 나타난다. 종업원 10~49명의 기업은 한국이 8.3%, 독일 27.7%, 일본 39.2%다. 한국은 분대 규모 영세기업이 많고, 소대 규모 기업이 독일, 일본에 비해 20~30% 부족함을 보여준다. 종업원 50~249명의 중대 규모 기업 수도 독일,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고 대대규모인 250명이상 중견기업 이상은 독일의 11분의 1(0.2:2.2%), 일본의 7분의 1(0.2:1.4%)수준에 머문다. 분대 규모 소기업의 20%를 소대규모로 키울 수만 있다면 일자리의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중소기업 육성엔 압축성장의 짧은 역사로 많은 제약요인이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중소기업백서를 비교해 봐도 한국 중소기업육성시책의 숫자가 더 많다. 정책당국이 얼마나 고심하고 노력해왔는지 알 수 있다. 정부시책 가운데 유일하게 여야가 한마음으로 밀어온 것이 중소기업정책이라지만 인재와 교육 정책이 빠져있으니 2%가 부족한 느낌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교육혁명 모델인 핀란드의 경우, `교사 수준이 교육 수준을 결정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 교사 수준을 높이고 이들이 혁신 주체가 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여 성공했다. `기업은 사람이다. 기업의 크기는 리더의 그릇에 달려있다`는 교훈을 우리는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받아드리고 노력해왔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에 공급되는 인재 수준과 중소기업리더들의 교육체계를 깊이 분석하여 근본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핀란드의 오늘은 1980년대에 이룬 이공계 대학 교육 혁신에 힘입었다. 핀란드는 연구중심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을 폴리텍대학으로 개편했다. 지역산업, 특정산업에 필요한 엔지니어를 산학협력으로 맞춤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한국도 이 필요성을 인식해 1997년 한국산업기술대학(Korea Polytechnic University)을 설립했다. `산업체와 공존하고 산업체와 경쟁한다`는 구호로 시화안산 지구의 중소산업체에 필요한 엔지니어를 공급하고 산학 협력을 통해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폴리텍 대학 이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폴리텍 대학 성공사례를 만들고 전국에 확산해 중소기업 성장을 주도할 엔지니어를 공급한다는 근본 목표는 잊혀지고 올해부터 일반대학으로 변경된다고 한다.

중소기업은 자체 교육 기능이 취약하다. 입사하면 바로 플러스 역할을 할 엔지니어 공급이 절실하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회사의 활력요소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2-3년 뒷다리가 되는 수준으로 중소기업 육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중소기업 리더들의 교육 체계는 어떠한가. 삼성 등 대기업들은 리더십 파이프라인 교육을 체계화하여 전략적으로 리더십을 육성한다. 군에서도 분대장교육 소대장교육등으로 조직원의 규모에 따라 다른 리더십을 교육한다. 중소기업 리더십육성에 깊은 관심과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손욱 한국엔지니어클럽 부회장 wooksun@samsungfore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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