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ICT 거버넌스 논의는 지난 1980년대에 본격화됐다. 1960~70년대 박정희 정부 시절에도 정보화에 관심이 있었지만 세부 사업이나 정책은 추진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비단 우리 뿐 아니라 해외 역시 정보화에 관심이 부족했던 시절이었다.
전환점은 1980년대 이 후 부터다. 해외 선진국 ICT산업이 발전하면서 우리나라에도 관련 논의가 부상했다. 80년대 초 정보산업육성위원회, 전산망조정위원회 등이 잇따라 발족하고 전산망 보급 확장과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도 제정됐다. 현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시초가 된 한국전산원이 출범하고 통신정책연구소(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도 설립됐다.
정부 부처는 체신부가 중심 역할을 했다. 체신부는 우리나라가 정보화사회로 발전하는 데 초석을 놓았다. 체신부의 위상과 기능은 1990년대 들어 한층 강화됐다. 체신부는 91년 조직개편과 함께 통신정책국을 통신정책실로 확대하고 정보통신국을 신설했다. 2년 뒤 93년 윤동윤 장관이 취임하면서 `신정보통선정책`을 내세우며 정책부서로서 본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체신부는 94년 정보통신부로 재탄생했다. 정통부는 96년 직제 개정을 통해 정보통신 중장기 정책 수립과 정보통신산업 지원 기능을 보강했다. 정보화 촉진과 초고속정보통신 기반 구축을 담당할 정보화기획실도 신설됐다. 정통부는 미래정보전략, 통신전파방송, SW 진흥, 정보보호 등 ICT 관련 정책과 사업을 포괄하는 통합 부처로서 `IT코리아` 성공신화를 이끄는 밑거름이 됐다.
정통부 성공모델도 2000년대 중반 이후 급변하는 ICT 환경으로 인해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았다. 방송통신 융합 시대가 가시화하면서 정통부, 산업자원부, 행정자치부 등간 영역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는 정통부와 방송위원회를 일대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2008년 2월 출범하면서 정통부와 방송위 통합뿐 아니라 정통부가 가진 ICT산업 진흥 기능 상당 부분을 다른 부처로 이관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명박 정부는 국내 IT산업이 개도국 수준을 넘어 선진국형으로 접어든 만큼 이종산업과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2008년 2월 마련된 인수위원회 조직개편안에 따라 정통부는 물론이고 기초과학을 담당하는 과학기술부도 해체됐다. 정통부는 방송통신위원회로 바뀌었다. 통신을 제외한 IT산업 진흥 기능 대부분은 새로 출범한 지식경제부로 흡수됐다. 게임 등 콘텐츠는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정보화와 보안은 행정안전부 소관이 됐다. 과기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 통합됐다.
이명박 정부의 ICT 거버넌스는 임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숱하게 도마에 올랐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를 포함한 여러 기관과 전문가 집단이 ICT 거버넌스 개편안을 연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보다 객관적인 평가는 현 정권이 끝난 후 이뤄져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중간 이하 성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현 정부 ICT 거버넌스 주요 변화 내용
자료: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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