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광역위 파행운영 장기화…해결책 `오리무중`

사무총장이 없이 6개월째 파행 운영되고 있는 호남권광역발전위원회(이하 호남권광역위)가 총체적 위기다.

터치융복합사업 등 광역연계협력사업이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고, 사무총장 인선과 관련 법정다툼 등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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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경남 사천시청에서 열린 영호남 기관장회의에서 강운태 광주시장(오른쪽 세 번째)과 박준영 전남지사(왼쪽 두 번째), 김완주전북지사(왼쪽 세 번째), 가 만났지만 광역위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5+2광역권 가운데 유일하게 사무총장 공석상태인 호남권은 지난해 9월 인사위원회에서 임용이 결정된 최영기 총장과 `임용불가`를 내세운 전북도 간 법정다툼으로 신규프로젝트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북도는 최근 인사위원회에서 2순위로 선정된 신형식 전북대 교수를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내정했다. 이에 광주시와 전남도 반발로 앙금이 풀리기는커녕 더욱 쌓아놓은 형국이 됐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정헌율 전북도 행정부지사가 구원투수로 나서 사태를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양 지자체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현재 최영기 총장은 지난달 발표된 행정심판위원회의 각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또 다른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호남권광역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호남권광역연계협력사업 중 하나인 터치융복합산업클러스터 육성사업은 참여기업인 솔렌시스가 경영악화로 공장가동을 중단하면서 사업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솔렌시스는 이미 5억원에 가까운 정부예산을 지원받았으나 부도위기로 근무인력이 대부분 퇴사하면서 환수조치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회사 대표는 2개월 가까이 연락이 두절되고 있으며 공장은 전기 공급마저 끊긴 상태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호남광역위가 과제수행기업의 연구역량과 자본현황, 사업의지 등을 꼼꼼히 챙겨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지역발전위원회가 지경부, 국토부, 행안부, 광역발전위원회 사무총장,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지난 8일 서울에서 개최한 `지역공생발전포럼 관계기관 간담회`에서 호남권만 배제됐다. 사무총장이 없다보니 지역 입장을 대변하는 정부 공식행사에서 자연스럽게 소외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영호남 시도지사 회의에서는 광주시장과 전남·북지사가 한자리에 모였지만 호남권광역위 문제는 논의도 못하고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공동성명만 채택하고 헤어졌다.

호남권 지역산업 전문가는 “광역위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사업추진 차질 등 문제점이 현실화되고 있으나 지자체장들은 눈치 살피기에 급급한 모습”이라며 “올해는 중요한 이슈들이 많아 연초부터 전략을 수립해도 모자랄 판에 논란만 확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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