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담합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담합행위가 적발되면 해당 직원, 최고경영자(CEO)까지 처벌하는 초강경 대책이다. 경쟁사 직원과 접촉도 전면 금지된다. 필요할 경우 회사에 먼저 신고하고 변호사가 배석하도록 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사업본부장과 주요 경영진이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담합 절대금지 실천 서약서`에 직접 서명했다고 8일 밝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최근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 30여명과 함께 사장단협의회를 갖고 담합방지 대책을 논의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LG는 담합 근절 기업문화 구축을 위한 방지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담합행위에는 실무자부터 경영진까지 책임을 묻기로 했다.
구 회장은 “반드시 정도경영을 지켜야 한다”면서 “고객 신뢰를 저버리는 담합행위는 우리 스스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LG그룹 CEO들은 사장단협의회 논의 후 CEO 명의로 `담합에 대한 임직원들의 인식 전환`과 `방지시스템 재정비` `책임 소재 명확화` 등의 메시지를 임직원 개개인에게 보내 담합 근절 의지를 전달했다.
LG는 임직원이 단기성과를 우선시해 담합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체계적인 담합방지 행동 가이드라인 교육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 상시 모니터링과 불시 점검 실시 △담합방지 실천 서약서의 주기적 작성으로 경각심 고취 등에 나섰다.
구 회장은 담합행위에는 경영진까지 문책하겠다는 원칙도 세웠다. 담합행위를 한 실무자를 징계하고 담당 임원과 사업부장도 담합 사실 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징계 조치하기로 했다. CEO 및 사업본부장의 경우 주요 인사평가 항목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담합 금지 수준을 넘어 경쟁사 접촉도 금지한다. 담합으로 오해를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쟁사와 접촉을 야기하는 모든 활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불가피한 경쟁사 접촉 상황 발생 시 전담부서에 사전 신고하고 필요하면 변호사가 배석하도록 했다.
LG 관계자는 “담합은 물론이고 담합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일도 미연에 방지하도록 한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최고경영진까지 징계 조치하고 경쟁사와 접촉을 전면금지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