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날 내놓은 학교폭력 종합대책 중 게임분야 규제안은 학생들이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드는 현상을 막겠다는 것이 골자다. 기본적으로 게임이 학교폭력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정부는 하지만 게임중독 예방대책 시행시기 및 법령개정 등 구체적 방안은 밝히지 않아 최종 시행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게임업체 기금출연을 의무화하는 방안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자, 자율경영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게임중독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더이상 방치할 수 없으며, 교육적으로 문제가 많다”면서 “스포츠 등 아이들이 다른 쪽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제도 같이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우선 게임 시작 후 2시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종료되도록 하는 쿨링오프제(Cooling off)를 도입키로 했다. 10분 후 1회에 한해 재접속이 가능하게 하고, 게임 시작 후 1시간이 경과하면 주기적으로 주의경고문을 나타나게 하면서 중독을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쿨링오프제 시행을 위해선 게임법 또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이 사전에 이뤄지거나, 교육부가 별도 법을 제정해야 하는 등 최종 도입을 위해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에 청소년 유해성 심사를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게임물 등급분류에도 나설 태세다. 교과부는 당초 예고됐던 건전게임등급심의위원회 설치에서 한 발 물러섰지만, 폭력·음란 등 게임물 내용심의에 관한 게임물 등급분류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윤소영 교육과학기술부 서기관은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기보다는 게임물등급위원 구성 시 교육 청소년 분야 전문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여성가족부와 공동으로 분기별로 게임물 합동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게임물 심의에 반영할 예정이다.
확률형 아이템에 매스도 가해진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등급분류 기준도 마련되고, 이달부터 청소년 이용 게임물의 아이템 거래가 규제된다. 확률형 아이템에 최저 확률도 설정된다.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월간 게임이용 금액을 제한한다.
게임중독 치료를 명분삼아 게임업체로부터 민간자금 출연을 확대하고,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게임과몰입 예방사업도 추진한다. 총예산 3억5000만원을 들여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간 전국 초중고생 10만명을 대상으로 게임이용에 관한 종합실태조사를 벌인다.
PC방 단속 및 사업주 처벌도 강화된다. 현행법에서는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 청소년의 PC방 이용 법령을 위반하는 업주에게 형사처벌과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이뤄진다. 하지만 앞으로는 1년 이하 징역 및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인 형사처벌과 최대 6개월 영업정지가 가능해져 행정처분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