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급될 전자식계량기 절반이 중국산 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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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력이 올해 공급하는 전자식계량기 주요부품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클럭발생소자·LCD 등 핵심부품까지 중국산을 선택하면서 국내 스마트그리드 기초기술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한전 등 전력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가정에 공급하는 전자식계량기 19개 주요부품 가운데 11가지 이상이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해 공급물량부터 지능형전력망 구현을 위해 지능형검침 인프라(AMI) 기반 전자식계량기 E타입(저가 가정용)·G타입(상업용)을 한전에서 구매해 전국에 설치하고 있다.

 지난해 한전이 구매한 E타입 전자식계량기는 옴니시스템·선도전기·피에스텍 등 계량기업체가 공급한 60만대다.

 올해는 엠스엠(63만대)·LS산전(54만대)·서창전기통신(27만대)·평일(36만대) 등 약 180만대 제품이 한전 전국 185개 지점을 통해 일반가정에 설치될 예정이다.

 문제는 저가입찰이다. 한전에 계량기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수익이 없음에도 수주물량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조달실적을 위해 무리하게 낙찰을 받고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전자식계량기 공급사업 첫 해인 2010년 입찰에는 2만2000원선(부가세포함)에 낙찰이 이뤄진 반면에 2012년 사업에는 1만6000원선(부가세포함)에서 이뤄졌다. 1년만에 30%가량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실제 낙찰에 참여한 기업 두 곳 부품내역을 확인할 결과, 중국산 부품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었고 부품 가격만 1만5600원에서 1만6400원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전 전자식계량기 공급업체 고위 관계자는 “가정용 계량기를 한전에만 독점 공급하다 보니 출혈경쟁은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며 “수익을 내기 위해 중국산 부품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협력사 관계자는 “한전이 원하는 규격에만 맞추다 보니 신기술 개발 노력은 필요가 없어졌다”며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겉모습은 한국산이지만 속은 중국 부품으로 채워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하고 낙찰되면 제품 공급에서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며 “전기연구원 등에서 엄격한 인증시험을 시행하고 있어 중국산 부품이라고 해도 성능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전자식계량기 E타입 주요부품 현황

 자료:각사 취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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