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RFID 업체들이 글로벌 특허관리기업(특허괴물) 시스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스벨이 국내 업계에 특허 로열티 지불을 통보한 시한이 지났으나, 특별한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 및 협회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스벨은 특허 프로그램 가입 마감 최종 시한이 한 달 가까이 초과했지만 국내 기업에 특허 경고장을 보내지 않고 있다.
시스벨은 지난해 국내 RFID 업계에 3월말까지 자사 특허관리프로그램에 가입해 특허 로열티를 지불하라고 했으나, 이를 11월말로 연장했다가 12월말로 또 다시 연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RFID 업체들은 시스벨이 특허 공세 전략을 어떻게 펼칠 지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 시스벨이 국내 기업의 기술을 면밀하게 분석한 후 특허프로그램 가입을 강하게 밀어붙이기 위해 1년 가까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으로 RFID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또, 시스벨은 특허 협상력을 한층 높이기 위해 특허 공격 대상인 국내 RFID 기업 작년 매출과 국내 시장 분석을 마친 이후, 특허침해 소송 형태로 공세를 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RFID/USN융합협회 한 관계자는 “시스벨이 한 달 가까이 후속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을 보면 기업의 특허관리프로그램 가입을 옥죄기 위한 새로운 특허 공세 전략을 짜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RFID 수출 논의 과정에서 해외 고객으로부터 시스벨과의 특허 분쟁을 해결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며 “시스벨 특허의 장단점을 분석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특허 관리 기업 시스벨은 지난 2월 UHF(극초단파) RFID 컨소시엄으로부터 45개에 달하는 핵심 특허를 위임받았다. UHF RFID 컨소시엄은 3M·HP·LG전자·ETRI 등 7개 기업·기관이 핵심 특허를 관리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설립한 기관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