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부산물이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우드펠릿·우드칩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연료로 각광 받으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정부 정책 등에 힘입어 목재 바이오매스 수요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생기자 기업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목재 바이오매스 생산에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며 새로운 사업 모델로 키워나가고 있다.
◇목재 바이오매스 수요 확대 원년=산림청은 올해부터 우드펠릿을 연료로 사용하는 스팀 보일러 보급사업을 시작한다. 예산은 60억원이며 보급 규모는 스팀 2톤형 보일러 약 40대 수준이다.
일반 가정용이 연평균 5톤 우드펠릿을 소모하는 반면에 4계절 가동하는 산업용은 스팀 2톤형보일러 기준으로 연간 1000톤을 소비한다.
산림청은 우드펠릿을 연료로 사용하는 산업용 및 원예용 보일러 보급사업으로 올해 13만톤의 우드펠릿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소비량 6만톤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또한 향후 우드펠릿과 우드칩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신재생에너지원인 우드펠릿을 연소해 전력을 생산하면 1.5의 높은 가중치를 부여받는데다 석탄 등과 섞어서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사실상 올해가 우드펠릿 등 목재 바이오매스 수요 확대 원년이나 다름없다”며 “늘어나는 목재 바이오매스 수요에 맞춰 임목 부산물 자원화 계획을 수립하는 등 목재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무 키우기 시작하는 기업들=목재 바이오매스 시장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나무에 주목하고 나섰다. 국내 목재 바이오매스 수요가 공급가능 물량을 넘어서면서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산림청이 추산한 지난해 국내 우드펠릿 생산시설 용량은 20개소 20만5000톤 규모다. 하지만 원료 확보 및 경제성 문제 등으로 실제 생산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 국내 우드펠릿 소비량은 1만8216톤이었지만 이중 국내 생산분은 8527톤에 불과했고 2010년에도 3만3756톤 우드펠릿이 쓰였지만 국내 생산분은 1만3088톤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기업들 또한 우드펠릿 사업을 확대하거나 새롭게 진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원가 경쟁력 확보 및 규모확대를 위해 해외를 주요 거점으로 삼고 있다.
GS글로벌은 중국 업체와 합작 법인을 설립, 중국 하이난다오에 우드펠릿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오는 2월께 5만톤 규모 파일럿 플랜트를 시작으로 향후 30만톤까지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상사는 인도네시아 파푸아주 머라우케 지역에 17만㏊ 규모 조림지를 확보하고 목재 바이오매스 사업에 대응하고 있다. 향후 100만㏊(제주도의 약 5배)까지 조림지를 확대할 계획으로 성숙한 나무는 조림지 내 우드칩·우드펠릿 공장에 공급해 목재 바이오매스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신재생에너지사업 일환으로 우드펠릿 관련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우드펠릿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 않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RPS 시행 등으로 안정적인 수요확대가 예상된다”며 “국내 공급물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생산을 검토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드칩·우드펠릿=나무를 원료로 만들어진 목재 바이오매스. 우드칩은 목재를 분쇄해 톱밥 형태로 만들어진다. 우드펠릿은 우드칩을 약 30%수준으로 압축해 부피를 줄인 것이다. 목재 바이오매스는 유가와 연동한다. 목재 성격상 운송비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목재 바이오매스 가격 또한 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우드칩은 부피가 크기 때문에 유가 연동성이 더 크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